중화권 매체 "기율위 여성 조사관이 진두지휘"
조사선상 오른 장제민은 저우융캉의 '사금고'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에서 사법처리설이 무성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이미 연금 상태에서 한달째 조사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은 1일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지난달 초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결정에 따라 저우융캉 전 서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곧 발행될 자사의 자매지 '명경월간' 최신호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저우융캉은 베이다이허 회의 직후 기율위에 연행돼 인신을 구속당하는 피조사자 신분으로 전락했다.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는 여성인 류젠화(劉建華) 중앙기율위 2실 주임이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명경은 전했다. 최근 재판을 받았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조사관도 중앙기율위 부서기를 지낸 여성 마원(馬문<馬+文>) 감찰부장이었다.
중국 새 정부의 부패와의 전쟁을 총괄 지휘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기율위 서기는 지난 4월22일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마원을 접견하고 저우융캉 조사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은 검찰·경찰·법원 등 사법 부문을 총괄하면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인물로, 실제 사법처리가 이뤄진다면 중국 법치 사상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부패와의 전쟁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저우융캉이 좌장인 '석유방'의 고위 임원들이 최근 부정부패 혐의 등으로 잇따라 검거돼 조사를 받으면서 그의 사법처리 임박설이 계속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영국 BBC 방송은 1일 로이터 통신을 인용해 기율위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 장제민(蔣潔敏) 주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은 저우융캉에 대한 압박 이외에 국유기업의 이익집단에 칼날을 겨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 사장을 역임한 장 주임은 저우융캉의 '심복'으로 불려온 인물이며, 특히 석유업계의 각종 이권을 저우 전 서기 일가에게 몰아주는 등 저우의 '사금고'역할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중심의 새 정부는 오는 11월 열리는 제 18기 3중전회(중앙위원회 제3차 전제회의)를 앞두고 개혁에 저항하고 있는 거대 국유기업 중국석유에 대한 사정을 시작으로 국유기업 전반에 대한 개혁과 구조조정에 본격 나선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관측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9/02 09: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