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州 앤 어런델 카운티 교육청, 광복절에 승인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 미국에서 학교 수업 중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를 함께 가르치도록 하는 교사지침서가 처음 승인된 것으로 20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재미한인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미주한인의 목소리'(VoKA·회장 피터 김)에 따르면 메릴랜드주(州) 앤 어런델 카운티 교육청은 최근 동해병기에 관한 교사지침서를 작성해 관할 공립학교의 교장과 교사들에게 전달했다.
지역 공립학교 교과과정을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안드레아 M. 케인 부교육감은 지침서에서 "동아시아 지리를 가르칠 때 교과서에 '일본해'라는 명칭만 있다면 명칭에 대한 논란을 학생들에게 설명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수업 중에) 그 지역의 지도를 만들 때는 학생들에게 일본해와 동해를 함께 쓰도록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리 명칭은 역사적 중요성을 갖고, 문화적 가치를 내포하고, 국민과 사회에 명백하면서도 미묘한 메시지를 준다"면서 "현재 지도와 교과서에 통상적으로 일본해로만 표기된 해역도 이런 특성이 있는 곳"이라며 동해가 병기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케인 부교육감이 이 지침서를 공식 승인한 날은 지난 15일 광복절이어서 의미가 더 부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앤 어런델 카운티에는 메릴랜드주의 주도인 아나폴리스도 포함돼 있으며, 80개의 초등학교와 19개의 중학교, 12개의 고등학교 등이 있다.
피터 김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미국 내에서 동해병기에 관한 교육지침서가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이로써 이 지역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동해를 가르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공립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바꾸는 것은 절차상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앞서 학생들이 교실에서 실질적으로 배우는 내용이 담긴 교사지침서에 동해가 들어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앤 어런델 카운티의 동해병기 교사지침서 승인은 미국 수도권 한인사회가 지난 4월 말 메릴랜드주 교육위원회에서 동해병기 이슈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등 꾸준한 설득·홍보 작업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도권의 다른 일부 카운티도 동해병기와 관련한 교사지침서를 곧 승인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아울러 버지니아주 의회 상·하원도 지역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미국에서 동해병기 운동이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