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롭스크주 "1896년 이후 최대의 위기 상황" ?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집중 폭우에 따른 홍수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지금까지 발생한 재산피해액만도 10억 루블(한화 338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극동 지역 홍수 피해와 관련한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내무부, 비상사태부, 천연자원부 등 관계기관 장관들이 모두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은 피해 지역 지방정부 수장들로부터도 화상 연결을 통해 보고를 받았다.
블라디미르 미클루셰프스키 연해주 주지사는 "올해 홍수 피해가 지금까지 최악의 수해로 기록된 지난 1989년 '주디' 태풍 때와 맞먹는다"며 "일부 지역의 피해는 오히려 그때보다 더 심하다"고 보고했다. 그는 현재까지 수해로 인한 관내 재산 피해액이 7억 루블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하바롭스크주 주지사 대행 뱌체슬라프 슈포르트는 "지금까지 관내 재산 피해가 3억7천만 루블로 파악됐다"며 "강물 수위가 위험 수준에 근접하고 있어 강둑 보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기상청 예보로는 강물이 위험 수위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1896년 이후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는 위기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보고를 받은 푸틴 대통령은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피해 주민들을 지원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극동 지역에선 최근 들어 집중적으로 내린 폭우로 심각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연해주, 하바롭스크주, 아무르주, 유대인자치주, 야쿠티야(사하) 공화국 등 5개 지역에는 앞서 8일 홍수로 인해 연방차원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비상사태부는 극동 지역 수해 극복 작업에 2만4천여명의 인력과 4천여대의 장비가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선 군인들도 중장비를 동원해 주민 대피와 수해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극동 지역 중에서도 아무르주가 특히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르주의 28개 주거 지역 900여채 가옥이 침수되면서 모두 3천480여 명의 주민들이 대피했으며 주요 도로들도 물에 잠겨 여러 지역의 교통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수해대책본부 관계자는 "10일 저녁부터 아무르주 내 여러 구역에 18~45mm의 폭우가 또다시 쏟아져 제야 강과 아무르 강의 수위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며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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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11 21:1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