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적도 2배 이상 높여…'미세화→수직적층' 반도체기술 전환
테라비트 시대 주도할 대용량 낸드 기술 확보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6일 세계 최초로 반도체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신개념의 '3차원 수직구조 낸드(3D V-NAND)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3차원 원통형 CTF(3D Charge Trap Flash) 셀 구조'와 '3차원 수직적층 공정' 기술이 적용돼 기존 20나노미터(nm·1nm = 10억분의 1m /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5천분의 1)급 제품 대비 집적도가 2배 이상 높아졌다.
제품 용량은 업계 최대인 128Gb(기가비트)다. 128기가비트 용량은 1천280억개 메모리 저장장소를 손톱만한 크기의 칩에 담는다는 의미다.
기존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품은 40여년 전 개발된 단층의 셀 구조로 이뤄져 있는데 미세화 기술이 물리적인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
최근 10나노급 공정의 도입으로 셀 간격이 대폭 좁아지면서 전자가 누설되는 간섭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단층으로 배열된 셀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구조 혁신'과 '공정 혁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3차원 원통형 CTF 셀'은 전하를 안정적인 부도체에 저장해 위아래 셀 간 간섭을 억제한다.
이로 인해 쓰기 속도는 2배 이상 빨라지고, 셀 수명인 쓰기 횟수(내구연한)는 제품별로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이상으로 향상되며, 소비전력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작은 면적의 칩에서 최고 집적도를 실현하는 '3차원 수직적층 공정'에는 높은 단에서 낮은 단으로 구멍을 뚫어 전극을 연결하는 에칭(Etching) 기술과 각 단 홀에 수직 셀을 만드는 게이트 패턴 기술 등 획기적인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3차원 수직구조 낸드플래시' 양산으로 10나노급 이하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어 향후 1테라비트(Tb) 이상 대용량 낸드플래시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10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제품 개발과 양산에 성공했으며 300여건 이상의 관련 특허를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각국에 출원한 상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고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음악·사진·동영상을 저장하는 스마트폰 저장장치 등으로 널리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