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m 높이의 강의동 건물 2채 5초 만에 '와르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1970년대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 인천 선인체육관이 발파 해체 공법으로 40년 만에 철거됐다.
인천도시공사는 3일 오후 선인체육관 양옆에 있던 65m 높이의 강의동 건물 2채를 철거하는 발파 해체식을 했다.
이날 오후 7시 20분께 초읽기와 함께 건물 내 기둥 196개에 설치된 298.5kg의 발파용 폭약이 건물 1층부터 13층까지 차례로 폭파했다.
불과 5초 남짓 사이에 뿌연 먼지와 함께 2채의 건물이 순식간에 주저앉았다. 2채의 건물 가운데 오른쪽 건물이 먼저 무너져 내렸고, 이후 왼쪽 건물이 해체됐다.
앞서 강의동 건물 사이에 있던 돔 형태의 체육관(3만5천㎡·높이 36m)은 지난 6월 말 철거됐다.
이날 선인체육관 주변에는 인근 주민과 인천시 관계자 등 200여명이 몰려 발파 해체 장면을 지켜봤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경찰관 27명과 방범순찰대 1개 중대를 발파 현장 주변에 배치해 안전사고에 대비했으며 반경 300m 이내에 출입을 통제했다. 소방차와 구급차도 비상 대기했다.
1973년 9월 완공된 선인체육관은 당시 동양 최대 규모로 지어져 '맘모스 체육관'으로도 불렸다.
1만9천여㎡의 터에 지어진 8천500㎡ 규모의 체육관은 실내 바닥에 400m 육상 트랙까지 갖췄다.
유도장, 사격장, 검도장은 물론 400m 트랙 안에는 농구코트, 배구코트가 각각 2개씩 들어서 축구와 야구를 빼놓고는 어떤 종목의 국제경기도 치를 수 있었다.
선인체육관에서는 국민에게 감동과 환희를 선사한 주요 경기도 많이 열렸다.
1987년 4월 WBC 챔피언 장정구가 멕시코의 에프엔 핀터를 6회 KO로 물리치고 타이틀 12차 방어에 성공한 곳도 이 체육관이었다.
1976년 10월 '4전 5기'의 신화 홍수환도 선인체육관에서 멕시코의 알폰소 사모라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이끌다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12회 KO패 했다.
그러나 세월이 많이 흐르면서 선인체육관은 애물단지 신세가 됐다.
체육관 내부 냉난방 시설이 미비해 경기를 치르는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건물도 급격히 노후화했다.
인천시는 선인체육관을 리모델링해 인천체육회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보존을 위한 개·보수 비용이 오히려 새로 짓는 것보다 더 많이 든다는 분석이 나오자 이날 결국 철거했다.
도화지구 개발사업에 따라 체육관 일대에는 오는 2016년께 주택단지와 근린공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03 19:2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