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대학서 특강형식 교육…"교양과목 개설 필요성"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올 3∼6월 전국 16개 대학에서 특강 형식으로 실시된 '재외동포 이해교육'을 교양과목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재외동포재단은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재외동포 전문가 30명을 초청해 '올 상반기 실시한 '재외동포 이해교육'의 개선점 및 향후 발전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재단은 지난해 고교생을 대상으로 재외동포 이해교육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는 고교생 이외에도 16개 대학에서 학생 1천300여 명을 대상으로 재단 이사장, 이사가 특강을 하는 형식으로 20회에 걸쳐 이해교육을 실시했다.
수강생 중 12개 대학 605명이 답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 중 66.2%는 재외동포 이해교육이 재외동포를 올바로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고 64.6%는 이해교육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만족하지 않았다는 학생들은 '강의 내용이 너무 많다'(31.7%), '강의 내용에 관심이 없다'(29.3%) 등의 이유를 들었다.
보완점을 묻는 주관식 문항에서는 '2, 3세 재외동포를 같은 한국 사람으로 받아들이는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재외동포와 모국 사이의 관계, 교류 등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알고 싶다', '정확한 이해도 중요하지만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우선시돼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각국 동포에 대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응답은 재일동포(49.1%), 재미동포(46.8%), 재중동포(35.9%), 재러·CIS동포(33.7%) 순으로 나타나 각기 다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동포에 대한 이미지는 재미동포, 재일동포, 재러·CIS동포, 재중동포 순으로 좋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재외동포 현황과 역사, 생활상을 모두 이야기하려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재외동포 이해 관련 교양과목을 개설하거나 강의 시리즈를 진행하는 등 내실을 다지고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재외동포 이해교과목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한국외대의 임영상 교수는 "초중고등학교 때 재외동포 관련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무겁고 어려운 내용보다는 수강생의 수준에 맞는 강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동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외동포 거주국의 삶 속으로 찾아가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가리봉동 조선족 타운, 안산 사할린 한인 고향마을, 고려인 타운 '옛골' 등을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직접 외국의 '코리아타운'을 찾아가볼 기회를 주는 것도 동포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왕길환 연합뉴스 기자는 "일정한 강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교재 개발이 시급하고 차세대 동포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슬픈 과거사는 지양하고 성공 지표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서울대 교수는 "2014년도부터 자유전공학부에 '주제 탐구 세미나: 재외한인' 과목을 개설할 예정"이라며 "학생설계 전공 프로그램을 이용해 국내외 현장학습, 인턴십, 자율 연구 등을 축적하면 장기적으로 '재외동포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광규 한국문화국제교류운동본부 공동대표, 임채완 전남대 교수, 김진규 고려대 교수, 곽재석 이주동포정책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26 16: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