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급식 조리과정 살충제 투입 고의성 수사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인도 동부 비하르주 초등학교에서 최소 23명을 사망케 한 무료급식에 살충제가 든 것으로 부검결과 확인됐다.
비하르주 주도 파트나에 있는 파트나 의대 병원의 자 아마르 원장은 18일 부검을 통해 이틀 전 학생들이 먹고 사고가 난 음식이나 조리에 사용된 식용유에 살충제가 든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아마르 원장은 학생들이 살충제 때문에 사망한 것은 확실하지만, 어떤 종류의 살충제인지에 관한 조사결과를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정부는 급식 안전 대책으로 전국 각급학교의 무료급식에 들어가는 식자재 품질과 조리환경 위생을 감시하는 위원회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비하르주는 각 학교 교장과 요리사에게 급식을 먼저 시식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6일 파트나에서 북쪽으로 100km 떨어진 사란 구역 마스라크 마을에 있는 주립 초등학교에선 4∼12세 학생들이 급식으로 나온 쌀과 감자로 만든 카레를 먹은 지 수분 만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현장에 있던 한 요리사가 전했다.
학생들은 위경련을 일으켜 구토와 경련을 하다가 지금까지 23명이 숨졌고 24명은 여전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주임의사는 환자 가운데 23명이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나머지 한 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말했다.
P K 사히 비하르주 교육장관은 전날 잠정조사 결과 문제의 급식에 쌀과 밀 재배용 살충제로 사용하는 유기인산화합물이 검출됐다면서 쌀을 씻지 않고 밥을 지은 게 사고 원인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마을 주민들은 학생들이 밥이 아니라 콩과 감자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밥만 먹은 학생은 멀쩡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직후 달아난 학교 여교장인 미나 쿠마리의 자택을 수색, 살충제가 든 용기 2개가 급식용으로 공급받은 콩, 채소, 쌀과 나란히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누군가가 고의로 쌀 등에 살충제를 넣고서 급식을 만들었는지를 파악하고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주정부의 한 관계자는 여교장이 급식을 만들기 전 조리사로부터 '식용유에 나쁜 냄새가 난다'는 불평을 듣고도 그대로 급식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사고소식이 전해진 뒤 비하르주 내 다른 학교 학생들이 무료급식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부모들은 학생들에게 급식에 손도 대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타밀 나두 지역에서도 9∼16세 여학생 155명이 점심 급식을 먹고 구토를 했으며 이 중 13명은 입원했다고 IANS 뉴스통신이 보도했다.
비하르를 비롯한 인도 내 상당수의 가난한 주에서는 어린이들이 학교에 많이 다니도록 하고자 무료로 급식하고 있다. 인도의 무료급식 프로그램은 단연 세계 최대 규모로 1억2천만명이 혜택을 받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8 23: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