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명 '짐머만 사건'의 피고인이 무죄 평결로 풀려나면서 사건 당시 상황에 또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역 자율방법대원인 조지 짐머만(29)은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샌퍼드에서 편의점에 들렀다 귀가하던 트레이번 마틴을 범죄자로 의심해 뒤를 쫓았고 다툼 끝에 그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회색 후드 차림이던 마틴은 한 손엔 편의점에서 산 사탕과 음료를, 다른 한 손으론 휴대전화를 들고 여자친구와 통화하며 길을 걷고 있었다.
사망 당시 17세였던 마틴은 총기를 갖고 있지 않았으며 약물이나 음주를 한 상태도 아니었다. 범죄 전력도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근처에 있던 짐머만은 마틴을 보고 '마약과 관련된 듯한 수상한 흑인'이라고 생각해 뒤를 쫓았다.
마틴은 사망 직전 여자친구에게 "이상한 사람이 내 뒤를 쫓고 있다"고 말한 뒤 짐머만에게 "왜 나를 따라오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짐머만은 이후 마틴이 먼저 자신의 얼굴을 때리고 자신을 바닥에 눕힌 뒤 머리를 계속 가격했다고 진술했다. 즉, 생명에 위협을 느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을 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짐머만이 마틴을 추격할 필요가 없다는 9·11 직원의 권고도 무시한 채 마틴을 계속 쫓았다는 점 등에서 히스패닉계 백인인 짐머만이 인종차별적 동기로 마틴을 살해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또 짐머만이 실제 마틴에게 생명의 위협을 느낄 만큼 구타당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사법당국은 사건 직후 짐머만의 정당방위 주장만을 받아들여 그를 체포하지 않다가 뒤늦게 여론에 떠밀려 수사를 진행했다.
이런 가운데 플로리다주 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13일 짐머만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 2급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그러나 배심원단 6명 가운데 5명이 백인인 것으로 알려져 또다시 인종차별 논란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15 18:0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