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청문회] 몸 낮췄지만 … 새정연 "인준 불가" 새누리는 '곤혹'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인 10일 각종 의혹을 의식한 듯 완전히 몸을 낮췄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언론 관련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여야의 분위기는 더 나빠졌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1시간10분 전 국회에 도착했다. 모두 발언에서는 "그간 청문회 준비를 하면서 저 자신이 왜소하게 느껴졌고 통렬히 반성했다"며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께 적지 않은 실망을 드렸다는 점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질의 형식을 빌려 이 후보자가 자신의 장남 결혼을 비밀리에 치른 점, 부친과 장모상을 당했을 때도 당시 충남지사로 업무 현장에 먼저 달려갔다는 등의 얘기를 했다. 새누리당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은 "제가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은 분"이라고도 하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이 후보자 표정은 내내 풀리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당초 본회의 자유 표결을 통해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준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 후보자에 대한 재산·병역 관련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언론 관련 녹취록이 알려진 이후 '이대로는 어렵다'는 기류가 확산됐다. 야당 지도부도 '불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인사청문특위 위원은 "야당은 최대한 이 후보자에게 상처를 입히겠다는 전략"이라며 "쉽게 통과시켜 주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끝까지 '낙마'시키려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 후보자의 녹취록 공개로 인한 파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한 재선 의원은 "여론의 향배에 따라 청문회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야당이 12일로 예정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면 임명동의안 처리는 다음 주로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은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일 수도 있다. 새누리당은 설날 연휴(18일)가 시작되기 전에 처리를 해야 한다는 방침이지만, 임명동의안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하는 데 따른 정치적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