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회장대회- 유제헌 재독총연 회장 인터뷰

posted Jun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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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독 광부들의 간절한 염원을 정부가 풀어줘야"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1963년 광부로 독일에 온 한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살아계시는 분들의 소망은 오직 하나 고국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은 것입니다. 조국을 향했던 이들의 헌신을 이제는 정부가 보듬어 안아줬으면 합니다."

 

1975년 이후 유학생 출신으로 제32대 재독한인총연합회장에 오른 유제헌(59·이하 재독총연)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파독 산업전사들의 간절한 염원을 풀어줘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다.

 

올해 광부 파독 50주년을 맞아 한국의 정부·단체·기업들이 그들의 업적을 칭송하며 앞다퉈 기념행사를 치르고, 여러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마음에 차지는 않는다. 올해가 지나면 잊힐까 봐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유 회장은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광부와 간호사가 주를 이루는 독일의 한인들은 거주국에 비해 잘살지 못하고, 연금 수령액도 많지 않아 상대적인 빈곤을 느끼고 있다"며 "이들이 조국에 돌아와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파독산업전사들의 염원인 귀국을 보은(報恩) 차원에서 풀어달라는 것이다.

그는 18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리는 2013 세계한인회장대회 참가차 방한했다.

 

"지금까지 경남 남해의 '독일마을' 등 파독광부들을 위한 휴식처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모두 광부가 주체가 아닌 개인 또는 지자체가 사업의 주체라 실질적인 혜택이 없었어요. 가난한 독일 동포들이 이런 시스템에서는 귀국할 수가 없습니다.

 

사업 주체가 정부가 돼서 이권이 배제된 진정한 혜택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귀국하기 전, 또는 귀국을 할 수 없는 고령의 한인들을 위해 현지에 양로원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 마련이 만만치 않아 쉽지만은 않다.

 

그는 "양로원을 세우는 일에 공감하면서도 쉽사리 발벗고 나서지 못하는 형편이어서 관심이 있는 독지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현재 독일 내 38개 지역한인회와 함께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유 회장은 방한에 앞서 지난 5일부터 나흘 동안 프랑크푸르트에서 한독 수교 130주년, 파독광부 50주년 행사인 한국문화축제를 개최했다.

남북한 화합을 염원하는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를 비롯해 김치 만들기 체험행사, 한복 패션쇼, 대형 붓글씨 퍼포먼스, 한국 전통문화 공연, 태권도 시범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재독총연이 개최한 사실상 가장 큰 행사였어요. 축제 규모뿐만 아니라 내용도 정부 행사에 버금갔지요. 프랑크푸르트 시의회 의원, 시장, 부시장 등 정치인과 사회·문화계 인사들이 총출동한 자리에서 종합적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축제였습니다."

 

재독총연은 오는 8월 17일 독일 중부지역의 카스트로프 라호셀에 있는 오이로파홀과 주변 학교 운동장에서 8.15 광복절 행사를 연다. 이 행사는 기념식, 종합체육대회, 문화 행사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10월 중순 베를린한인회와 함께 손기정 마라톤대회도 연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대회는 당시 손기정 선수가 뛰었던 코스를 포함해 의미를 되새기는 명실상부한 마라톤대회로 준비하고 있다.

 

베를린에서 시작한 파독광부 50주년 순회 사진전시회도 계속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독일의 유명한 사진작가가 파독광부들의 가정을 방문해 직접 찍은 사진이 선보이고 있다.

 

인천광역시 강화 출신인 그는 청주대를 졸업한 뒤 30대 만학의 나이인 1984년 독일에 유학했다. 만하임대에 다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광고회사인 애드비전과 무역회사 온비즈를 운영하고 있다.

재독한인총연합회 유제헌 회장.

ghw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8 16: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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