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미도는 속물 같으면서도 순수한 인물이죠"

posted Jun 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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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 "미도는 속물 같으면서도 순수한 인물이죠"

 

배우 신세경
배우 신세경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출연한 배우 신세경. 2013.6.17 yalbr@yna.co.kr

 

 

MBC 수목극 '남자가 사랑할 때' 서미도 역 열연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누군가 고뇌와 방황은 젊음의 특권이라 하지 않았던가.

 

최근 종영한 MBC 수목극 '남자가 사랑할 때'의 여주인공 서미도는 자신을 사랑하는 두 남자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진정한 자아를 찾는 인물이다.

 

 비록 그녀를 바라보며 시청자들은 응원하기보다 분노를 느꼈지만.

드라마 마지막 장면 서미도가 당당한 표정으로 한태상을 바라보듯, 작품을 거치며 '내적 자아가 훨씬 단단해졌다'는 배우 신세경을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났다.

 

"개인적으로 서미도 역할에 애착이 많이 가요. 여러모로 강렬한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다른 배역보다 더 많은 생각과 노력이 필요했죠."

 

그는 이어 "미도는 속물인 것 같지만 어찌 보면 순수한 인물이다. 자신의 감정을 헛되이 부풀리지 않고 쉽게 달뜨지도 않는다"며 "감정을 올바르게 바라보려 노력하지만 조절 과정에서 실패하기도 하는데, 그런 완전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설령 그게 손가락질 받을 요소일지라도 말이다"라며 캐릭터를 감쌌다.

 

신세경이 연기한 서미도는 학창 시절 우수한 성적을 자랑했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현실의 벽을 절감하는 인물이다.

 

'키다리 아저씨' 한태상(송승헌 분)의 다양한 도움을 받고 사랑을 느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연히 여행지에서 만난 이재희(연우진)에게도 마음이 쏠린다.

 

배우 신세경
배우 신세경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출연한 배우 신세경. 2013.6.17 yalbr@yna.co.kr

 

 

일부 시청자들은 확실하게 한 명을 택하지 않고 두 남자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서미도를 '어장관리녀', '양다리녀'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서미도의 감정 흐름이 단순하지 않고 복잡해요. 욕망의 구조도 이중적이죠. 그것을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실제 훨씬 더 다양한 현실속 삶의 모습 중 하나라고 봤어요. 세심한 관찰과 판단이 필요한 인물이라고 해석했죠."

 

그는 이어 "미도가 손가락질당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되고 시청자들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담담한 어조로 덧붙였다.

 

이렇게 어려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나를 색에 비교하면 '검붉은 색'이라고 생각하는데, 작품의 시놉시스를 봤을 때 문자가 적힌 흰색 종이가 검붉게 보였다"며 작품과의 조우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시청자가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는 서미도 캐릭터에 대해서 '화'를 느낀 것은 어쩌면 신세경의 연기가 성공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신세경은 이렇게 감정의 '양'을 조절하기 위해 애쓴 적은 처음이라고 고백했다.

 

"태상과 재희 부분을 나눠서 애정의 정도를 숫자로 적어가면서 연기했어요. 처음에는 '1,2,3'으로 표현되던 것이 나중에는 잘게 나뉘어서 소수점까지 되더라고요. 이렇게 디테일하게 애정선을 표현한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많이 신경 썼고, 재미있었어요."

 

신세경은 드라마 방영 중반 기자간담회에서 "시청자로부터 욕먹을 각오를 하고 있다. 앞으로 미도의 행동은 저도 손을 못 쓸 정도"라며 "이제는 미도 캐릭터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느냐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배우 신세경
배우 신세경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출연한 배우 신세경. 2013.6.17 yalbr@yna.co.kr

 

 

드라마가 종영한 지금은 목표가 얼마나 달성됐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제가 연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울 것 같아요.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스스로에 대해 엄격할 수밖에 없어요. 다만 예전에는 부족한 부분을 느끼며 자신감을 상실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 부분을 채워가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편인 것 같아요."

 

자신과 서미도의 연애 스타일을 비교해달라고 청하자 그는 "나와 서미도는 정 반대다. 다른 점이 많다. 나는 처음부터 좋은 사람이 끝까지 계속 좋은 편이다"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다시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느냐고 넌지시 묻자 "연애 욕심이 아직 생기지 않는다. 그동안 너무 바빴던 것 같기도 하다"며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드라마 마지막 회에서 한태상과 서미도는 2년 만에 다시 만나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대체로 '깔끔한 해피엔딩'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신세경은 두 인물의 미래에 대해 남다른 깊은 생각을 보여줬다.

 

"미도와 태상의 관계가 틀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태상이 미도의 꿈을 지지해주지 않기 때문이에요. 늘 도움을 받고 억압돼 살아온 미도인데 말이에요. 하지만 드라마 마지막에는 미도가 당당한 주체로 태상 앞에 선 것이죠. 때문에 엔딩이 둘의 관계와 미도의 삶에는 새로운 이야기의 서막이라고 생각해요."

 

듣고 보니 신세경으로서는 서미도 캐릭터가 생각할 것도, 도전할 것도 많은 배역이었던 것 같다. 이번 작품을 통해 그가 가장 크게 얻은 것은 무엇일까.

 

"내면적으로 성장한 것 같아서 좋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유독 내적 자아가 단단해졌다는 느낌을 받아요. 사랑은 정복할 수 없는 것이라는 깨달음도 얻었죠. 서미도 역할을 통해 득도한 것 같아요.(웃음)"

 

hapyry@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7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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