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장 "실리콘밸리식 소통법 배워라"

posted Jun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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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AIST총장 "실리콘밸리식 소통법 배워라"

 

강성모 KAIST총장
강성모 KAIST총장 "실리콘밸리식 소통법 배워라"
(새너제이<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카이스트 강성모 총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코트라 IT센터에 'KAIST 실리콘밸리 이노베이션 플랫폼' 개소식을 한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3.06.15 nadoo1@yna.co.kr

 

 

KAIST 강성모 총장 "등록금 차등제·영어교육 개선 작업중"

 

(새너제이<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한국 기업이나 대학들이 실리콘밸리에서처럼 자유롭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KAIST 강성모 총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AIST 실리콘밸리 이노베이션 플랫폼'(SVIP, 센터장 김성희) 개소식을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서남표 전 총장의 개혁방안에 공감하는 바가 많지만 등록금 차등제나 영어교육 부분은 개선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현재 검토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강 총장은 연세대 4학년 재학 중이던 1969년 미국 뉴저지 페얼리디킨슨대로 유학을 떠나 UC버클리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UC샌타크루즈) 교수, 머시드 캘리포니아대(UC머시드) 총장 등을 지냈다.

 

다음은 강 총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창조경제가 국내에서 화두인데 실리콘밸리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는지.

 

▲ 실리콘밸리는 상징성이 있다. 한국에도 대덕밸리 등 여러 밸리가 있지만 현재 새 정부가 추구하는 일자리 창출과 창업, 이를 위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들이 연구·개발, 상업화 과정에서 대학 등 외부 기술과 지식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전략) 등이 가장 잘 돼 있는 곳이 바로 실리콘밸리다.

 

이에 비해 한국은 아직 벽이 높다. 개인 간도 그렇고 대학 간, 기업 간, 대학과 기업 간도 그렇다. 대덕단지만 해도 실리콘밸리처럼 자유롭게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유롭게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데 그 과정에서 우연히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문화를 배웠으면 좋겠다.

 

-- 한국과 미국 대학 총장을 모두 경험하셨는데 KAIST의 장·단점을 말씀하신다면.

 

▲ 처음 KAIST에 와서 느낀 것은 교수진이나 학생, 교직원 대학 구성원이 모두 큰 저력을 가지고 있는 점이다. 대학 운영도 상당히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 KAIST 교수나 학생들은 매년 세계 유명 학술대회에서 학술상을 받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KAIST 실리콘밸리 이노베이션 플랫폼' 개소식
'KAIST 실리콘밸리 이노베이션 플랫폼' 개소식
(새너제이<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임상수 특파원 = 카이스트 강성모 총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코트라 IT센터에 'KAIST 실리콘밸리 이노베이션 플랫폼' 개소식에서 개소식사를 하고 있다. 2013.06.15 nadoo1@yna.co.kr

 

 

미국 대학에 비해 교수와 학생 간, 연구소와 연구소 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토론 문화가 잘 형성돼 있지 않다. 또 미국 대학처럼 친절한 교육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 언어(영어)소통의 문제 등도 제기됐다. 이 같은 지적들이 개선되면 훨씬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KAIST 동문을 만났는데 비슷한 지적을 했다.

 

또 학생들은 그동안 공부만 주로 하는 등 온실 속에 자랐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훌륭한 과학자가 되려면 인성이 중요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학생들에게 음성 꽃동네 봉사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전임 서남표 총장은 개혁을 추진하면서 충돌이 많았다.

 

▲ 최근 서 총장님이 쓰신 책(최근 서 전 총장은 '한국교육에 남기는 마지막 충언'이라는 자서전을 냈다)을 읽어봤다. 공감 가는 부분이 많다. (그분이 제시한) 개혁의 기준이나 방향 가운데 좋은 게 많다. 다만, 변화하는 방법에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과속하면 굽은 길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순리적으로 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등록금 차등제(학점 3.0미만인 경우 등록금을 내는 제도)를 놓고 보면 너무 성적만 강조하면 학생들이 쉬운 코스만 택하는 등 도전하지 않을 수도 있다. 교수회의 내 교육개혁위원회에서 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학생들은 영어교육의 문제점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사실 올해 입학생 가운데 30% 이상의 영어실력이 학교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학생이나 교수가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제도가 실행하는 것은 무리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영어교육은 국제화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일부 완화하는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 KAIST가 마련 중인 창업 장려책이 있는지.

 

▲ 현재 KAIST에는 교내 벤처가 45개 정도 있다. 이들이 가장 많이 느끼는 고충은 창업을 위해 휴학하려고 해도 휴학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또 휴학을 하면 기숙사 생활도 하지 못해 창업공간 마련 등에 따른 재정적인 어려움이 겹치게 된다고 들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해 줄 계획이다.

 

nadoo1@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5 10:1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