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캄보디아 전문 사회적기업 설립자 최진희 씨

posted Jun 1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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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이제는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들 나라의 문화도 공유하는 '쌍방향 다문화'를 지향할 때라는 생각에서 우선 캄보디아 전문 사회적 기업을 설립했습니다."

 

이달 초 (주)아시안허브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그 첫 사업으로 '캄보디아 언어문화연구소'를 설립한 최진희(39) 대표는 14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베트남과 태국, 미얀마 등 인근 동남아 각국 이주민들을 대표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외국 이주민을 위한 사회적 기업은 여러 개 있지만 '캄보디아'를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은 캄보디아언어문화연구소가 처음이다.

 

그가 캄보디아 전문 사회적 기업을 만든 것은 2004년부터 2년6개월 동안 한국국제협력단(KOICA) 봉사단원으로 활동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 무렵 한국인 관광객들이 갑자기 늘어나자 캄보디아 관광부는 관광가이드 육성을 위한 한국어 교사 파견을 한국 정부에 요청했고, 그는 시엠립에 있는 빌브라이트대학교에서 60명의 가이드를 양성했다.

 

그가 가르친 학생들 가운데는 15명은 지금도 가이드로 일하고 있고 현지 한국 회사에서 통번역 일을 하거나 한국에 근로자로 와 있는 학생도 있다.

 

그에게서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충분히 가이드 자격이 있지만 '옵션'이 따라붙는 한국형 관광 가이드 역할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여행사 취직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제자들을 위해 네이버에 '캄보디아 배낭여행기'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그는 "지금 이 카페 회원은 2만5천명에 이르고 있고 캄보디아를 여행하려는 이들에게는 꽤 많이 알려져 15명이 프리랜서 가이드로 일하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어 교육의 일환으로 한국어와 영어 및 캄보디아어로 된 8천 단어 분량의 사전(단어장)을 만들었고 한국에 돌아 온 뒤에도 여러 출판사에서 캄보디아 기초회화 책을 펴냈다.

 

그가 자비로 출판해 학생들에게 공짜로 나눠 준 사전은 어느새 해적판으로 만들어져 현재 캄보디아에서 1달러50센트에 팔리고 있다.

 

최 대표는 2007년 귀국해 6년간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캄보디아 이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계속했다.

 

그가 귀국한 때 캄보디아 결혼이주민들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여러 사회단체에서 이들을 위한 한국어 기초반을 개설했고 그는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서울 봉천동 YWCA에서 강의했다.

 

그는 결국 올 3월 '사회적 기업가'로 선정됐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지금 캄보디아언어문화연구소가 하는 일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캄보디아어 기초 강의와 캄보디아어 통번역 사업이지만, 앞으로는 '다문화학교'를 운영하는 등 결혼이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다문화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벌써 현지 토지거래법 조사를 의뢰해 오는 회사도 있다.

 

다문화학교는 한국인과 결혼이민자가 함께 강사로 나서 한국 청소년들을 데리고 이태원 외국인 거리나 혜화동 필리핀 성당, 대림동이나 오류동 등지에 있는 중국동포거리 등을 돌아보면서 다문화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캄보디아 사람 같다는 말을 듣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공항 직원으로부터도 그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캄보디아와 친숙해지다 보니 외모도 변해가는 모양"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처음 캄보디아 음유시인인 프놈펜대학교 무늬 교수에게서 현지 언어를 배웠고 봉사활동을 하던 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방문하는 등 정규 활동 외에 통번역 및 수행 등 많은 일을 하면서 캄보디아와 더 친해졌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캄보디아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언어가 비슷한 태국어와 미얀마어도 조금씩 익히게 됐다"며 "캄보디아 전문 사회적 기업이 본 궤도에 오르면 곧 다른 동남아 여성들과도 손잡고 사업을 확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kj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4 16: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