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현실을 마주한 판타지

posted Jun 14,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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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현실을 마주한 판타지>

 

 
 

13일 자체 최고 시청률 16.1%..'승승장구'

 

판타지 가미한 사회적 메시지 전달..배우들 호연도 한 몫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SBS TV 수목극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14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전파를 탄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전국 기준 16.1%의 시청률로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SBS의 수목극이 15%를 넘은 것은 지난 4월 15.8%를 기록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마지막회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더구나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불과 4회 만에 15%를 넘었다는 점에서 상승세가 더욱 눈에 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TnmS에 의하면 이날 이 드라마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17.3%, 수도권 기준으로는 20.1%로 집계됐다.

◇ 법정물·판타지·로맨스·스릴러 장르 융합 =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학창 시절 억울한 누명에 학교를 그만둔 국선변호사 장혜성(이보영 분)과 그 동료 차관우(윤상현)의 성장과 활약을 담은 작품.

 

언뜻 보면 일반적인 법정 드라마 같지만, 드라마는 다양한 장르를 품고 있다.

 

타인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의 존재는 극에 판타지라는 새로운 '색깔'을 입혔다.

 

잔인무도한 악역 민준국(정웅인)의 등장으로 드라마는 스릴러라는 또 다른 '옷'을 입는다. 광기 가득한 이 캐릭터는 정웅인의 노련한 연기력과 합쳐지며 극의 긴장감을 한껏 고조한다.

 

SBS 김영섭 콘텐츠파트너십팀 부국장은 "시청자들은 '밀도 있는 작품'에 목말라 하고 있었다"며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복합장르의 드라마다. 로맨스, 법정, 스릴러, 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가 있다는 점이 드라마의 밀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자칫 '진실은 밝혀진다' 혹은 '정의는 승리한다' 식의 뻔한 법정 드라마로 흐를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 시청자의 관심을 작품에 붙들어 둘 수 있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 생경하지 않은 '초능력 소년' = 그중에서도 수하가 초능력 소년이라는 설정은 시청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최근 몇 년간 방송가에서는 판타지 요소를 가미한 드라마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 KBS '전우치', MBC '닥터 진', SBS '신의'처럼 '타임 슬립'(시간 이동) 혹은 '도술'(道術)을 사극에 접목시킨 이러한 작품들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판타지적 요소는 현실과 거리가 있는 탓에 배우의 연기력과 튼실한 대본이 받쳐주지 못하면, 시청자의 몰입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하를 연기하는 이종석 역시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마음을 읽는 역할이다 보니 상대방 눈을 볼 때 어떤 제스처를 해야 할지 고민"이라며 "이것저것 모두 시도해봤지만, 우스꽝스럽게 보였다. 그래서 역할을 해 가면서 차차 찾아가는 중"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수하의 존재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수하가 읽는 마음의 진실이 현실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문제아로 낙인 찍혀 자칫하면 살인미수죄를 뒤집어쓸 뻔한 여고생의 억울함과 진실보다 승리에 집착하는 법조인의 속내는 수하를 통해 안방극장에 전달된다.

 

드라마는 수하와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현실과 긴밀한 '연결 고리'를 이어간다.

 

김영섭 부국장은 "우리나라에서 초능력 소재는 미국에서처럼 첩보나 영웅물로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황당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초능력을 현실적인 이야기와 접목시켰다"고 짚었다.

 

◇ '이보영 효과' 톡톡..작품마다 대박 = 극 중 주인공 혜성을 연기하는 이보영은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성공으로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해 동시간대 '꼴찌'에서 출발했지만, 1등을 거머쥔 KBS '적도의 남자', 시청률 40%를 넘기며 국민 드라마로 등극한 '내 딸 서영이' 등 그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성공을 거뒀다.

 

전작 '내 딸 서영이'에서 그가 맡은 직업도 판사 출신 변호사. 이보영은 두 작품 내리 비슷한 캐릭터를 맡는 '모험'을 시도했지만, 촘촘한 연기력으로 '자기 복제'라는 우려를 씻어냈다.

 

이 밖에도 촌스러운 헤어스타일과 둥그런 안경을 쓰고 '망가짐'을 불사한 윤상현, 지난 2010년 SBS '시크릿 가든'으로 주목받은 이래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KBS '학교 2013'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성장한 이종석 등 주연 배우들의 호흡도 드라마를 든든하게 뒷받침한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보영은 코믹한 부분, 분노하는 부분 등 드라마 여기저기서 표현력 향상이 눈에 띈다"며 "자신의 틀을 버린 윤상현, 나날이 성장하는 이종석 등 배우들의 성장은 시청자가 뿌듯함을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tsl@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4 11:4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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