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항우연노조 반발
[류재복 대기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초정밀 GPS 보정시스템(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 이하 SBAS) 사업단에 퇴직한 국토교통부 관료가 사무국장으로 내정되면서 직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22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에서 퇴직한 인사가 지난 15일 사무국장으로 내정됐다. 이 인사는 SBAS 사업을 발주한 국토부 주무부처 소속이었던 만큼 본인이 발주한 사업에 퇴직 후 재고용되는 셈이됐다.
항우연지부는 이로써 항우연에 상임감사(당시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형발사체사업단 사무국장(미래창조과학부), 항공안전기술개발사업단 사무국장(당시 국토해양부)에 이어 모두 4명의 ‘관피아’ 재취업자가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항우연지부는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국민들이 피땀으로 모은 국가 R&D 예산을 관료들이나 그와 결탁한 일부 과학기술계 기득권층이 착복하고 낭비하는 데 반대한다. 연구개발비를 낭비하고 연구현장을 왜곡하는 어떤 형태의 낙하산도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항우연지부는 “공무원의 겸직금지를 교모하게 회피하는 조항을 신설하고서 얼마의 낙하산들이 공무원의 직위를 유지한 채 연구원의 소위 ‘정책위원’을 하다 갔는지는 세기도 어렵다”며 “과학기술계 출연연들은 얼마나 많은 낙하산 인사를 보유하고 있는 지로 담당 정부부처에 대한 충성도 경쟁을 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김영란법이 설령 국회를 통과 하더라도 낙하산을 보내는 데 지장이 없도록 정부 각 부처가 ‘팀웍’을 이뤄 시행령과 시행규칙, 지침을 개정하고 신규로 제정할 것”이라며 “노동조합이 낙하산 감사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반대하자 R&D 예산 규모 1000억 이상의 기관에 상임감사를 두도록 규정을 만들었고, 퇴직 공무원들에게 줄 자리가 부족하자 이제는 각 부처별로 연구개발사업단 관리/운영지침이라는 것을 만들어 공모라는 형식을 빌어 자기 부처 공무원들이나 관련 인사들의 자리 만들기를 하고 있다”고 관료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특히 항우연 지부는 “국토부 사업단 운영지침 8조 6항과 16조 5항에서 사업단장은 총괄과제 이외의 연구과제는 수행할 수 없고 소속 기관으로부터의 업무와 책임으로부터 독립해서 사업단 운영/관리에 전념해야 한다고 명시해 놓고서도, SBAS 사업단의 단장으로 하여금 항우연의 주요 보직인 위성항법응용기술 센터장을 겸직하게 했다”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 첨예의 관심사인데 노동조합의 감시의 눈을 피해 법규와 규정을 어겨 가면서 꼼수를 부리려는 수작이거나 연구개발비의 전횡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 관료가 직무에 합당한 전문성과 책무성 (accountability)을 갖고 그에 따라 예산과 직무를 규정하고 필요한 기관에 파견 와서 관리하는 데 반대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반대한 것은 국가 R&D 예산을 담당 부처 공무원들의 쌈짓돈으로 여기는 행태로 우리는 현장의 요구와 열망을 받아 정부부처의 억압과 부당한 지배개입을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