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복 대기자]
북한은 20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모든 문제를 '대범하게' 풀어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고위급접촉 재개 가능성을 내비쳤다.북한 정부·정당·단체들은 이날 오후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정은 신년사 관철' 연합회의를 열고 "공화국(북한)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제반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협의하고 대범하게
풀어나갈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의 길로 나온다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하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조선반도에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미국에 대해 "더 이상 남조선 당국을 동족대결로 부추기지 말아야 하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침략책동에 매달리지 말고 대담하게
정책전환을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김용진 내각부총리,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등 정부·정당·단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회의에서 채택한 호소문에서 "남북 당국은 관계개선과 통일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대화와 협상을 적극 전진시켜 남북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자"고 제안하고 남측에 '무모한 체제통일론'을 버릴 것을
주문했다. 특히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고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해 광복 70주년인 올해를 '전쟁연습이 없는 첫해'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를 자랑하는 우리 민족이 외세가 강요한 분열의 역사를 끝장내지 못한
채 일흔 번째 해를 맞은 것 자체가 참을 수 없는 수치"라며 "뜻깊은 올해를 절대로 헛되이 흘려보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매년 최고지도자의 신년사 이후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를 통해
대남정책노선을 결정하고 후속조치를 취해왔다는 점에서 통일준비위원회가 제의한 당국간 회담을 수용할지 역제안을 해올지 주목된다.
특히 탈북자 단체가 전날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대북전단 살포를 강행한 상황에서
이번 호소문이 발표됐다는 점에서 북한이 남북대화 조건으로 내걸었던 '삐라' 문제에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