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환급금, 분노에 놀란 정부 부랴부랴 보완책 그러나

posted Jan 2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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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정산 환급금, 분노에 놀란 정부 부랴부랴 보완책 그러나

 

연말정산 환급금을 둘러싼 봉급 생활자들의 불만이 폭발하면서 정부가 보완책을 내놓는 등 성급히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내놓은 보완책도 사실상 조삼모사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여론의 분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오전 9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19일 세종시 국세청에서 열린 전국 사무관서장 회의에서 연말정산에 납세자들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행정에 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도 이날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올해 연말정산 결과를 분석해 보완 사항을 살펴볼 것이라며 간이세액표 개선이나 연말정산 세금 분할납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제도가 올해 연말정산 때 적용되기는 어렵다. 문 실장은 분할납부는 법 개정 사항이라 올해분부터 적용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어 간이세액표 개정도 세금을 덜 내고 덜 돌려받는식으로 과세 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 전체적으로 봐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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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총리와 문 실장이 번갈아 진화에 나섰지만 오히려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진화는커녕 더 거세진 반발에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최 부총리는 연말정산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갖고 연말정산과 관련한 오해를 설명하고, 정치권 논란에 대한 입장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정산은 그동안 ‘13월의 보너스로 불렸으나 올해에는 세부담이 급증하면서 ‘13월의 세금으로 변질됐다. 연초부터 담뱃값 인상 등으로 심기가 불편해진 국민은 연말정산으로 많게는 최대 수백만 원의 세금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불만이 폭증했다. 정부는 일단 세금 분할납부와 간이세액표 변경을 통해 세금을 내는 스케줄을 조절해주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국민의 불만이 커질 경우 세금 공제제도 개편을 통해 납부하는 세금액의 절대 금액을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정산을 통해 세액공제 제도 등에 대한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이를 보완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정도 내용으론 뿔난직장인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비판론이 제기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란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홍만영 납세자연맹 팀장은 간이세액표 개정 목적은 평소에 세금을 더 걷고 연말정산 때 더 많이 환급해주자는 것인데 어떤 방식을 택하든 직장인이 평균적으로 더 많이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을 바꿀 순 없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홍 팀장은 바뀐 연말정산 방식에 따라 올해 직장인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이 8600억원 정도 늘어난다고 정부가 발표했다그러나 지금 분위기로는 그 이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납세자연맹이 직장인 1만명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70~80%±2만원 범위를 훨씬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만원이 아니라 많게는 50~70만원가량 세금을 더 내는 직장인이 속출했다는 얘기다. 한 세무사는 정부가 당초 공언했던 세금 증가분(8600억원)보다 세금이 더 걷히게 되면 직장인들의 불만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직장인만 불이익을 보는 조세 형평성 문제도 강하게 제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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