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고 가장 힘들었던 승리인 것 같습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메이저리그(MLB) 출신 왼손 투수 개릿 올슨(30)이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 시즌 개막 두 달을 훌쩍 넘긴 끝에 첫 승을 따냈다.
올슨은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고 볼넷 없이 안타 5개만을 맞으며 3실점(3자책점),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이 개막한 3월 30일 이래 75일 만에 거둔 승리다.
올 시즌 두산에서 한국 무대에 데뷔한 올슨은 더스틴 니퍼트와 함께 외국인 원투 펀치의 역할을 해내리라 기대를 받았지만 한국에서의 새 삶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내더니 급기야는 부상으로 한 달 넘게 마운드를 비웠다.
3월 31일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올슨은 3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아 3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졌다.
4월 7일 선발 등판해 올 시즌 유일한 6이닝 경기(3자책점)를 펼쳤으나 바로 다음 경기인 4월 12일 롯데전에서는 ⅔이닝 동안 1안타 4사구 2개에 1실점 한 뒤 왼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1회도 못 채우고 급히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올슨은 애초 2주면 돌아오리라 예상됐지만 팀을 떠난 지 50일 만인 이달 1일에야 선발 등판 경기를 치렀다.
올슨은 "통증이 지속돼 한 차례 복귀가 무산됐을 때는 심한 압박감을 느끼기도 했다"며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이제는 정상적인 투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복귀전에서 5이닝을 2실점으로 끝냈지만 볼넷을 5개나 내주는 등 합격점을 받기엔 모자란 피칭을 보인 올슨은 이날 경기는 차분히 풀어갔다.
시속 143㎞까지 직구를 뿌렸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SK타선에 맞섰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올슨은 2회 박진만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4회까지를 추가 실점 없이 틀어막았다.
5회 선두 타자부터 2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등 안타 3개에 폭투, 몸에 맞는 볼까지 던지며 2실점 했지만 2사 1,2루에서 삼진을 엮어 위기를 모면했다.
이 탓에 점수 차가 4-3까지 좁혀졌으나 두산 타선은 5∼6회 4점을 뽑아 올슨에게 승리를 챙겨줬다.
올슨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고 가장 힘들었던 승리인 것 같다"며 "참을성을 가지고 기다렸고, 승리로 보상받은 기분이다"고 첫승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여전히 100%는 아니지만 조금씩 강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 부상 없이 꾸준히 공을 던지는 게 올 시즌 목표"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3 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