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알뜰주유소 왜 문닫나?

posted Jan 1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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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 알뜰주유소 왜 문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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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복 대기자]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2011년 4월 생겨난 알뜰주유소가 유가 하락의 역풍을 맞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정유사에서 구매한 유류를 공급받는 알뜰주유소는 2011년 1호점 개점 이후 현재까지 총 1134개가 영업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해 9월 국제유가 하락세가 본격화한 이후 알뜰주유소들의 해지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18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 현재까지 총 13개 알뜰주유소가 해지를 신청했으며 올해 들어 벌써 3건의 해지 신청이 발생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알뜰주유소 해지 신청 건수는 총 47건으로 전년(24건)보다 약 두 배 증가했다. 해지가 완료된 알뜰주유소는 1분기 7개소, 2분기 16개소, 3분기 12개소에 이어 4분기 10개소에 이른다.

세제 감면 등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부 지원이 줄어든 데에다 유가 하락으로 일반 주유소들이 국내 휘발유 값을 내리면서 가격경쟁력까지 떨어지게 돼 경영상황이 악화된 알뜰주유소들이 해지를 신청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알뜰주유소의 경우 중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소득세와 법인세를 10% 감면해주고 추가로 10%를 더 해줬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추가 감면 10%를 없앴고, 재산세 50% 감면 혜택도 지난해 말로 종료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측은 "현재 알뜰주유소가 어느 정도 활성화됐다고 보고 활성화 차원에서 마련했던 세제 지원을 줄이거나 없애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했던 알뜰주유소의 가격경쟁력도 사라지고 있다. 2011년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추진하면서 인근 기존 주유소에 비해 휘발유 기준으로 ℓ당 70∼100원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 간 휘발유 값 격차는 30원 초반대로 정부 예상치를 한참 빗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정유사들이 석유공사 공급가격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제품의 50%를 석유공사로부터 공급받는 알뜰주유소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분석이다. 실제로 서울의 휘발유 평균값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ℓ당 1500원대로 떨어졌고 ℓ당 1200원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둘째주 알뜰주유소의 보통휘발유 가격은 일반주유소보다 ℓ당 평균 32.38원 저렴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첫째주(33.92원) 보다 격차가 줄어든 것이다.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 간 보통휘발유 가격 격차는 10월 다섯째 주에 30원까지 줄어든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가 하락하면서 일반주유소와 알뜰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굳이 알뜰주유소를 찾지 않게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