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싱글 '첫사랑' 발표한 애프터스쿨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처음에는 '폴 댄스(Pole Dance·봉춤)를 이렇게까지 힘들게 해야 하나'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리더 정아 언니가 '힘이 든 만큼, 우리가 무대에서 완성했을 때 대중과 팬이 인정해 줄 것'이라고 말했죠." (레이나)
사람 키 높이의 족히 두 배는 돼 보이는 봉을 자유롭게 오르내린다. 두 명씩 짝을 진 멤버들은 한데 뒤엉켜 봉에서 빙글빙글 도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이쯤 되면 여느 아이돌 그룹의 무대라기보다 기예에 가깝다. 이를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흘렸을 이들의 땀방울이 상상이 간다.
바로 여섯 번째 싱글 '첫사랑'을 발표한 걸그룹 애프터스쿨이다.
지난 2009년 1월 '아'(AH)로 데뷔한 이들은 그동안 귀여움을 앞세운 여느 걸그룹과는 색깔이 다르게 드럼 마칭 밴드, 탭댄스 등의 퍼포먼스로 차별화를 꾀해왔다. 지난해 6월 싱글 '플래시백'(Flashback) 이후 꼭 1년 만에 돌아온 애프터스쿨은 이번에는 고난도의 폴 댄스를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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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춤 들고 컴백한 애프터스쿨
-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여섯 번째 싱글 음반 '첫사랑'을 발표한 그룹 애프터스쿨이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13.6.13 xanadu@yna.co.kr
13일 마포구 서교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메인 보컬 레이나는 "더 열심히 무대를 꾸미겠다는 생각만으로 연습했다"고 준비에 쏟아부은 지난 6개월을 되돌아봤다.
"저희뿐 아니라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싶은 것은 모든 가수가 같을 거예요. 저희는 퍼포먼스를 그동안 첫 방송에서만 보여드렸잖아요. 이번에는 퍼포먼스와 타이틀곡을 접목하면 어떻겠냐고 회사에 밀어붙였죠. 저희 이야기가 수용돼 폴 댄스를 하게 됐어요." (유이)
폴 댄스를 컴백 무대뿐 아니라 아예 타이틀곡의 주요 안무로 삼은 것은 멤버들의 의견이라는 이야기. 그러나 합숙 훈련까지 마다치 않은 지난 6개월은 녹록지 않았다.
리지는 컴백을 눈앞에 둔 3주 전 폴에서 잘못 떨어지는 바람에 오른쪽 다리 인대에 부상을 입어 당분간 활동에서 빠졌다. 레이나도 연습 도중 팔을 다쳐 폴에는 올라가지 않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다리에 깁스하고 나타난 리지는 "6개월 동안 같이 연습하다가, 갑작스레 다치는 바람에 첫 무대를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정말 속상했죠. 저와 멤버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아 울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방송이나 무대에 나가지 않는다고 해서 그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잖아요. 대중이 그 노력을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리지)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타이틀곡 '첫사랑'의 첫 무대도 만날 수 있었다. 눈이 휘둥그레해 지는 퍼포먼스에 박수가 쏟아졌지만, 무대에서의 라이브는 또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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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지, 다리 다쳤어요
- (서울=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여섯 번째 싱글 음반 '첫사랑'을 발표한 그룹 애프터스쿨의 멤버 리지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롯데카드 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3.6.13 xanadu@yna.co.kr
"라이브가 많이 어렵긴 해요. 한 번 폴을 올라갔다 내려오면 체력 소모가 엄청나거든요. 그래서 폴을 타면서 노래하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라이브를 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강했기 때문에, 조금 부족하더라도 최대한 노력해 라이브를 보여드릴게요." (정아)
'첫사랑'은 유명 작곡가 용감한형제의 곡으로 첫사랑의 아련한 감정을 비교적 느린 템포로 담아냈다. 싱글에는 이 밖에도 신시사이저 음이 눈에 띄는 '러브 비트'(Love Beat), 정아와 레이나의 보컬이 돋보이는 '화장을 하다 울었어' 등 여섯 곡이 담겼다.
이들은 '폴 댄스에 가장 능숙한 멤버'를 묻는 말에 이구동성으로 리더 정아를 지목했다. 안무 강사가 인정할 정도로 배운 내용을 잘 따라했단다.
유이는 "가장 부족한 멤버는 나인 것 같다"며 "내가 손에 땀이 많은 편이라, 손에 힘을 쥐고 봉을 잡으면 나 혼자 미끄러졌다. 하지만 폴 댄스를 하면서 몸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내 다리를 다시 찾았다"고 말하고서 '배시시' 웃었다.
애프터스쿨은 이날 케이블 채널 엠넷의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음반 활동에 나선다. 앞서 정규 2집을 발표해 음원 차트를 휩쓴 씨스타와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
"씨스타의 쇼케이스 영상을 찾아봤는데, 너무 멋있어요. 보컬 효린 씨가 참 잘했어요. 저희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퍼포먼스를 6개월이나 준비했기 때문에 화려한 볼거리는 저희가 조금 더 많은 것 같아요. 하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3 17: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