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비 "이젠 잃을 게 없어..'자유'해졌죠"

posted Jun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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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 "이젠 잃을 게 없어..'자유'해졌죠"

 

 
 

미니앨범 '아이 댄스'..박진영 댄스곡으로 컴백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아이비(본명 박은혜·31)의 데뷔곡 '오늘밤 일'을 작곡한 프로듀서 박진영은 8년 만에 다시 아이비와 작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여자 가수는 나이가 조금 들어야 하지. 30대 초반은 여전히 외모도 예쁘고 세상을 좀 아는 나이여서 노래를 소화할 때 그 느낌이 20대와 다르거든."

 

최근 을지로에서 인터뷰한 아이비는 다시 박진영과 작업하며 "노래가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이 같은 에피소드를 전했다.

지난해 발표한 미니앨범에서 발라드곡 '찢긴 가슴'으로 활동한 아이비가 13일 두 번째 미니앨범 '아이 댄스'(I DANCE)를 발표하며 전공인 댄스곡으로 컴백했다.

 

박진영이 작사, 작곡한 동명 타이틀곡 '아이 댄스'는 탱고, 힙합, 일렉트로닉 장르가 결합한 곡으로 상처를 잊으려고 춤을 추고 노래하는 여자의 마음을 노랫말에 담았다. 낮은 첼로 선율로 시작하는 이 곡은 탱고 리듬이 강조돼 데뷔 초기 '여자 비' '포스트 이효리'라고 불린 아이비의 퍼포먼스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노래다.

 

사실 아이비는 국내 여자 가수 중 보컬과 춤 실력을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실력파로 꼽힌다. 그러나 그는 2007년 2집 곡 '유혹의 소나타'로 인기 절정을 달리던 때 옛 남자 친구의 협박 사건과 전 소속사와의 법적 분쟁을 겪으며 오랜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2011년 소속사 문제를 마무리한 그는 지난해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고 한층 솔직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활동을 재개해 반가움을 줬다.

 

아이비는 "공백은 필요한 시간이었다"며 "내 외모가 깍쟁이 이미지지만 솔직히 무딘 성격이다. 더 약게 살았으면 나쁜 일이 더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려운 일을 유난히 겪은 건 인생에 도움이 됐다.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쉬면서 평범하게 생활한 시간은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는 것, 사소한 일도 감사하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토록 하고 싶었던 음악 활동을 재개하며 인기와 순위에 상관없이 스스로 '자유해졌다'고 웃었다.

 

"전 더 잃을 게 없어요. 인기있을 때도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고요. '마이 웨이, 내 갈 길을 간다'고 생각하니 지금이 훨씬 더 편해요."

 

 

 

마음의 여유를 찾은 덕인지 그는 데뷔 초기 섹시하고 도도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꺼내 보이기 시작했다.

 

2010년 개설한 자기 블로그에 엽기적인 표정을 지은 엉뚱한 사진과 게장, 만두 등 요리하는 일상의 모습을 꾸준히 올렸다.

 

블로그 방문자 수가 하루 4-5만 명에 달하고 팬들은 그를 '곰언니'라고 부르며 호응했다. 네티즌은 이런 모습에 '아이비가 변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소속사 직원이 쓴 보도자료에 '가요계 대지진 예고'란 문구를 보자 낯 간지럽다고 지적하는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블로그를 통해 저의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싶었죠. 사람들은 제가 갑자기 변했다고 느끼는데 엽기적인 사진 찍는 건 늘 하던 행동이었고 요리는 제가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엄마가 요리 솜씨가 부족해 어른이 되면 요리를 잘하겠다는 꿈이 있었거든요. 요즘은 앨범 준비 때문에 부엌문을 닫았지만…."

 

그는 방송에서도 이같은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 지난해 SBS TV '강심장'에서 엽기적인 표정으로 충격파를 던진 그는 최근 새 앨범의 컴백 방송인 tvN 'SNL 코리아'에서도 가슴골을 드러낸 도발적인 연기와 물줄기에 흠뻑 젖는 망가지는 모습으로 온라인에서 다시 화제를 불러왔다.

 

방송 출연 전 "예능 울렁증이 있어 걱정되지만 모든 '똘기'를 보여주려 한다"던 의욕 덕인지 '쿨한 디바' '최고의 섹시 게스트'라는 반응을 얻었다. 특히 비욘세의 대표곡 '크레이지 인 러브'(Crazy In Love)를 패러디해 그간 악성 댓글에 시달린 상황을 코믹한 노래로 선보인 점은 인상적이었다.

 

"'유혹의 소나타' 때부터 악성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죠. 인기있는 때였는데도 사람들이 제 욕을 하는 데 충격받았어요. 연예인들이 댓글에 상처받고 자살하는 일도 있는데 전 그때부터 단련돼 신경 쓰지 않는 경지에 올랐어요. 충분히 대중에게 미움받을 만한 일이 있었으니 미워할 수도 있다고 받아들이는 거죠. 루머가 제 이미지에 피해를 줄 수 있지만 사실이 아닌 만큼 정신 건강을 위해 슬퍼하지 않기로 했죠."

 

자신을 한 꺼풀 벗었지만 무대 위에서 아이비의 진지하고 강렬한 눈빛은 데뷔 때와 변한 게 없다. 올해 초 출연한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 '초대', '소양강 처녀' 등으로 퍼포먼스 무대와 가창력을 강조한 무대를 오가며 흔들림 없는 기량을 뽐냈다.

 

새 앨범에도 보컬과 춤 실력을 선보일 다양한 트랙을 담았다.

 

감성적인 발라드 '미싱 유'(Missing U), 아이비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컴플리케이티드'(Complicated), 가수 린이 아이비에게 노랫말을 써준 '남자때문에', 여름 분위기에 어울리는 '서머 홀리데이'(Summer Holiday) 등이다. 그러나 과거 아이비가 선보인 '뽕끼' 있는 느린 템포의 발라드는 담지 않았다.

 

최근 이효리가 방송에서 아이비에게 자작곡을 보냈는데 거절당했다는 사연을 얘기한 데 대해선 "지난해부터 준비해 이미 수록곡이 결정된 상태였다"며 "한 달 전 효리 언니와 친한 디자이너 요니 피(P)씨를 통해 댄스곡과 발라드곡을 받았는데 난 이미 타이틀곡을 연습하는 단계였다. 효리 언니가 처음으로 타인에게 준 곡을 받은 것 자체가 기뻤는데 나 역시 너무 아쉬웠다. 대선배의 곡이어서 오해하실까 봐 걱정된다"고 설명했다.

 

이효리의 새 앨범에 남자 친구인 기타리스트 이상순이 참여했듯이 아이비의 앨범에는 5년간 교제한 남자 친구인 작곡가 김태성이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않았다.

 

"우린 일로는 안 엮이려 해요. 하하. 하지만 음악적인 도움을 많이 줬어요. 또 태성씨와 함께 작업하는 작곡가들이 가이드 녹음과 코러스 등으로 함께 해줬고요."

 

그는 앞으로 콘서트와 뮤지컬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중 "뮤지컬은 내게 짱짱짱"이라며 "나의 '끼'를 발산하고 농축시켜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앨범 활동이 끝나면 9월부터 11월 막이 오르는 뮤지컬 '고스트' 연습에 돌입한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데미 무어가 연기한 '몰리' 역을 맡았다.

 

"뮤지컬은 3분간 노래하는 가수와 매력이 달라요. 카타르시스가 엄청나죠. 또 가수는 순위 경쟁을 통해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지만 뮤지컬은 모든 배우의 연기가 유기적으로 얽혀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죠. 뮤지컬 계의 여신인 옥주현 언니처럼 실력을 쌓기 위해 성악도 배우려 해요."

 

mim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3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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