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조용필 성공에 자극..다시 시작하는 앨범"

posted Jun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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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조용필 성공에 자극..다시 시작하는 앨범"

 

 
 

4년 만에 정규 11집 '마이 러브'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저는 처음 (데모 테이프의) 색깔과 냄새를 가장 중요시해요. 제 창법은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죠. 자기 색깔과 의상을 고집하면 절대 다른 옷을 입을 수 없거든요."

 

가수 이승철이 오는 18일 정규 11집을 들고 대중에게 돌아온다. 지난 2009년 10집 '더 랜드 오브 드림스 뮤토피아'(the land of dreams Mutopia) 이후 4년 만의 정규 음반이다.

 

이번 음반은 '센슈얼리즘'(Sensualism)과 '에고티즘'(Egotism)을 각각 콘셉트로 삼은 두 파트로 나눠 선보일 예정.

12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그의 연습실에서 처음 접해본 11집 첫 번째 파트 '마이 러브'(My Love)는 무엇보다 한층 가볍고 밝아졌다.

 

타이틀곡 '마이 러브'를 비롯한 밝은 팝록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힙합 스타일의 '늦장 부리고 싶어', 레게풍의 여름 노래 '비치 러브'(Beach Love)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아홉 트랙이 담겼다.

 

"좋은 노래로 히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트렌디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려 했어요. 특히 '슈퍼스타 K' 심사위원으로서 저를 지켜보는 많은 후배와 시청자의 '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죠. (웃음) 그래서 새로운 느낌과 분위기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대중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다는 설명. 이번 음반의 곡 순서도 팬 30명을 사전에 초청해 노래를 들려주고서 인기투표를 거쳐 득표 순서대로 배치했다.

 

'말리꽃'(2001), '긴 하루'(2004),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2005) 등 그의 2000년대 히트곡보다 박자가 다소 빨라졌다는 점도 신선하게 들린다.

 

"현대 대중음악은 피아노 발라드라도 리듬이 빠지면 안 돼요. 리듬이 있는 음악이 대중적인 스타일이 돼 가고 있죠. 저는 모니터링을 제 큰딸에게 시키는데 지루하면 도입부도 듣지 못해요. 요즘 승부는 도입부에서 납니다."

 

음반에서는 곡마다 서로 다른 이승철의 감정과 목소리 톤이 다양한 변주를 뽐낸다.

 

선공개곡 '사랑하고 싶은 날'에서는 이별을 마주한 연인의 저미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고, 3번 트랙 '그런 말 말아요'은 다소 거친 목소리 톤이 박자감과 어우러진다. 그러고 보면 과거 노래 끝 부분에 흔히 넣었던 화려한 애드리브가 사라졌다.

 

"곡을 만든 전해성 씨가 후반 애드리브는 구시대적인 거라고 했어요. 이제는 촌스럽다고요. 대신 부르면서도 예전 추억이 생각나 눈물이 났죠. 눈물 때문에 '필'(Feel)이 끊기면 안 되니 그 '느낌'을 웅크리면서 불렀죠."

 

그는 "고음이나 바이브레이션이 아닌, 뭔가 '이상한 것'이 들어간 노래"라며 "이런 감정은 '마지막 콘서트' 이후 25년만"이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이번 음반에서는 9곡 가운데 7곡을 만든 작곡가 전해성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다. 전해성은 단순히 작곡을 넘어 프로듀싱까지 진두지휘했다.

 

그 밖에 마지막 트랙 '손 닿을 듯 먼 곳에'는 여행 중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캐나다 작곡가의 곡이고, '늦장 부리고 싶어'와 '40분 차를 타야해'는 그의 밴드가 교수로 있는 동아방송대 08학번 학생들의 곡이다.

 

이승철은 캐나다 작곡진으로부터 6곡을 받았지만, 가사를 우리말로 바꾸는 과정에서 촌스러운 '번안 가요'의 느낌이 나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음반 제작비는 5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껑충' 뛰었다.

 

"국민이 이제는 팝보다는 가요를 선호하는 세상이잖아요. 한국 가요가 그만큼 발전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제는 외국에서 곡을 받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 됐어요. 오히려 우리나라 작곡가와 세션이 만든 노래가 더 글로벌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노래를 두 곡이나 담는 '모험'을 시도한 데에는 후배를 양성하는 '슈퍼스타 K' 심사위원이라는 자리가 작용했다.

 

이승철은 "우리나라의 실용음악과 학생이 수 천명에 이르지만 이들이 가수로 데뷔할 확률은 0.001%도 되지 않는다"며 "이들의 노래를 40개가량 받았는데 당장 드라마 OST에 넣어도 히트할 만한 노래가 30곡은 됐다. 이 친구들의 작품을 이렇게 끌어올린다면 신선한 음악들이 계속 발굴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두 편의 뮤직비디오와 오는 15일 공개될 트레일러 영상은 차은택 감독의 작품으로 2억 5천만원을 쏟아부었다. 조용필 19집 '헬로'의 성공에 자극을 받고 밤샘 작업도 마다치 않았다.

 

"11집의 '11'에서 앞자리를 빼면 '1'이잖아요. 이번 음반은 다시 시작하는 앨범이에요. 주변에서도 제가 이렇게 열심히 작업한 건 처음 봤대요. 이토록 노력하게 한 이가 조용필 선배임은 틀림없죠. 그분의 티저 영상을 보는 순간 '그분도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하고 충격을 받았어요."

 

그는 오는 발매일인 오는 18일 저녁 광화문 한복판에서 오픈 스테이지 '이승철의 어서와'를 여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우스꽝스럽게 포착됐지만, 뜻밖의 인기를 누린 '슈퍼스타 K'의 한 장면을 컴백 스테이지 제목으로 삼은 점이 흥미롭다. 오는 29일부터는 전국 투어 콘서트 '비치 보이스'도 연다.

 

"'어서와'가 뜬 걸 보니, 저는 천운이 있다고 생각해요. 가수의 이미지를 젊게 만들고 10대나 20대에게 친근하게 만들어줬잖아요." (웃음)

 

 

tsl@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13 00: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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