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놓고 與 내부에서 비판

posted Jan 1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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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놓고 與 내부에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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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 역풍 맞은 朴대통령 신년회견

 

[류재복 대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신년기자회견의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조차 싸늘한 반응이 나오고 있어서다. 여당에서 청와대 인적쇄신론이 다시 본격화할 조짐이 나타나면서 청와대는 점점 궁지로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靑, 여론 역풍에 긴장 역력
청와대는 13일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신년기자회견이 민심과 동떨어졌다는 여론의 평가가 높아서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회견 내용이 국민의 인식과 괴리가 있다는 비판에 대해 "여러분의 시각을 존중하고 여러분이 어떻게 보시는지에 대해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국민과 정치권의 인적쇄신 요구를 거부한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날 전국 성인남녀 500명(유·무선 전화 임의걸기)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공감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40%에 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과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파문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남제현 기자청와대로선 특히 박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보수 진영이 비판 대열에 가세한 점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눈치다. 보수 세력마저 등을 돌린다면 지지율이 바닥권인 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수 진영은 이날 "국민적 의혹을 받고 있는 가신들에게 면죄부를 줬다", "아무리 국민이 원해도 박 대통령의 불통 스타일은 변하지 않는다" 등 강도 높은 질타를 쏟아냈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어차피 바꿀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해 국민 의견을 수렴해 조속히 교체하겠다는 언급 정도는 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 대변인은 특보단 신설 등 청와대 조직개편과 관련해 "조직개편과 관련해선 사전에 발표하는 경우가 없다"며 "구체적인 안이 완성되면 적절한 시기에 발표하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편은 비서실장과 일부 장수 비서관 교체 등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與, 쇄신론 다시 비등 조짐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는 이날 박 대통령이 인적쇄신 요구를 묵살한 데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당단부단, 반수기란(當斷不斷, 反受其亂)"이라고 적었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 내리지 않으면 오히려 재난을 당하게 된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이 인적쇄신 요구를 외면하고 개헌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김영우 수석대변인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청와대 문건 파동이) 공직기강 해이가 분명한 사실인 만큼 이런 부분을 어떻게 쇄신하고 개선책을 마련할지 해결책을 제시하는 부분이 미흡했다"고 쓴소리를 했다. "(청와대) 내부의 소통 시스템을 보강하고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했다. 친이계 조해진 의원은 전날 기자들에게 "전면적 인적쇄신, 청와대나 국정운영 시스템의 획기적 변화가 국민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고 국정동력을 확보하는 핵심인데 미흡했다"고 날을 세웠다.

친박(친박근혜)계도 '불통 논란'을 자초한 회견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우택 의원은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적 기대와 공감은 부족했다"며 "청와대 인적쇄신이라든지 국정운영 시스템의 획기적 변화를 기대했던 국민적 기대, 공감에는 못미쳤다"고 지적했다. 친박계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경제를 살리려면 국민적 지지가 필요한데, (회견 내용을 보면) 국민의 눈높이에 크게 벗어났다"며 "인적쇄신이 없었다면 최소한 (문건 파동이 불거진 데 대한) 진심 어린 사과라도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비판 여론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김무성 대표는 새해 인사차 불교와 개신교 지도자들을 잇달아 만나 박 대통령의 소통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대통령께서도 소통하시느라 노력하고 계신데 국민이 조금 부족하게 느끼시는 듯하다"며 "대신 저희(새누리당)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박 대통령을 옹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수첩에 적힌 '문건 파동 배후는 K, Y'라는 문구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할 얘기 없다"며 함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