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무대서 닻 올린 창작뮤지컬 '로스트 가든'

posted Jun 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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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대서 닻 올린 창작뮤지컬 '로스트 가든'>

 

뮤지컬 '로스트 가든' 중국 초연
뮤지컬 '로스트 가든' 중국 초연
(상하이=연합뉴스) 창작 뮤지컬 '로스트 가든'이 8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닻을 올렸다. 사진은 극 중 아이들이 정원에서 뛰노는 모습. 2013.6.9 <<문화부 기사 참조, ㈜카프리즘·욕심쟁이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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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 초연 현장

 

순수한 동화의 세계 구현..음악의 단조로움은 풀어야 할 숙제

 

(상하이=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지난 8일 저녁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

 

1만8천석 규모의 공연장이 절반쯤 찼다. 신흥 뮤지컬 시장 상하이에서 닻을 올리는 뮤지컬 '로스트 가든'을 보려고 모인 7천500여 명의 인파다.

 

'로스트 가든'은 한국 제작사가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든 영어 뮤지컬로 가수 김태우와 윤하가 캐스팅돼 주목된 작품이다.

 

아일랜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동화 '욕심쟁이 거인'(The Selfish Giant)을 토대로 한 만큼 이날 공연은 괴팍한 거인이 순수한 소녀를 통해 마음 문을 열게 된다는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구현했다.

 

고목이 중앙에 자리한 180㎡ 크기의 무대는 때론 싱그러운 풀내음 나는 정원에서 죽음의 기운이 도사린 공간으로, 다시 생명을 부여받은 에덴으로 변모했다.

 

얼굴에 털이 수북한 자이언트(김태우), 하얀 원피스에 다정한 웃음을 머금은 머시(윤하), 천진한 아이들과 겨울의 정령들은 저마다 노래와 춤, 비보잉, 바이올린·베이스기타·드럼의 합주 등을 통해 이야기를 전했다.

 

가로 20m, 높이 10m의 스크린 위에 떠오른 화려한 색감의 빛줄기와 나뭇가지의 침울한 그림자, 전광판에 떠오른 실황 공연의 흑백 영상 등은 시각적 포만감을 더했다.

 

뮤지컬 '로스트 가든' 중국 초연
뮤지컬 '로스트 가든' 중국 초연
(상하이=연합뉴스) 창작 뮤지컬 '로스트 가든'이 8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닻을 올렸다. 사진은 '자이언트' 역으로 분한 가수 김태우 모습. 2013.6.9 <<문화부 기사 참조, ㈜카프리즘·욕심쟁이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하지만 한계도 드러냈다. 화려한 외향에 비해 음악이 지나치게 단조로웠다.

언어를 최소화한 이 작품은 인물의 성격과 심리를 표현하고 캐릭터에 입체감을 불어넣는 장치로서 음악의 역할이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만했다.

 

그런데도 이 작품의 수록곡 대부분은 중간 빠르기에 정박자, 익숙한 화성 진행으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느낌이 드는 음악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캐릭터는 충분히 생동하지 못했다.

 

물론 맑은 동심의 세계를 표현하는 첫 곡 '가든 오브 러브'(The Garden of Love')나 강퍅해진 어른의 마음에 정원의 싱그러운 향기를 불러들이는 피날레곡 '더 로스트 가든'(The Lost Garden) 등 분위기에 적합한 노래들이 있다.

 

그러나 수록곡 '자이언트 월'(The Giant Wall)이나 '스노우 위치'(The Snow Witch) 등은 지나치게 밋밋했다. 강한 듯 보이지만 세상과 사람을 두려워하는 자이언트, 정원에 매서운 냉기를 이끌고 들어오는 스노우의 캐릭터를 표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뜻이다.

 

부모와 자녀가 가볍게 즐기는 '가족 뮤지컬'이 아닌 세계 유수 작품과 견줄 요량의 작품이라면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하는 뚜렷한 에너지의 음악이 필요해보였다.

이날 공연장에서 만난 현지 관객의 평가는 연령·뮤지컬 관극 경험에 따라 갈렸다.

 

뮤지컬 '로스트 가든' 중국 초연
뮤지컬 '로스트 가든' 중국 초연
(상하이=연합뉴스) 창작 뮤지컬 '로스트 가든'이 8일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에서 닻을 올렸다. 사진은 '머시'역으로 분한 윤하의 공연 모습. 2013.6.9 <<문화부 기사 참조, ㈜카프리즘·욕심쟁이문화산업전문회사 제공>>

 

 

중국인 모녀 위안 헹페이(37) 씨와 왕 지이(10) 양은 각각 "뮤지컬은 처음 보는데,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동화 '욕심쟁이 거인'의 내용을 아는데, 그 얘기를 공연으로 보니 신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상하이에 거주하는 독일인 필립 피셔(34) 씨는 "장면이 아름답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에너지가 약하다고 느꼈다"며 "좀 더 낮은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작품으로 보인다. '캣츠'나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작품과 견준다면 (경쟁력은)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제작사 ㈜프리즘과 욕심쟁이문화산업전문회사는 이번 초연 경험을 발판 삼아 작품을 더 발전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소준영 총감독은 "첫 무대에서 구현하고자 했던 수준의 80%를 보여줬다고 평가한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으로 작품에 필요한 것은 더하고, 군더더기는 빼면서 다듬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천 프로듀서는 "작품 수정 기간을 2-3년 정도로 잡고 있다"며 "중국에서 선보인 이번 공연은 '로스트 가든 1.0'이라고 볼 수 있으며, 앞으로 투어를 통해 수렴한 의견·반응을 모아 작품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로스트 가든'은 소 감독의 지휘 하에 태국 등지에서 활동한 음악가 잭 리씨, 이탈리아 출신 안무가 엘리사 페트롤로 등이 합류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9일까지 총 3회(1회당 사석 제외 1만1천장 판매, 280-1천180위안)에 잠정티켓판매율 78%를 기록한 이 작품은 올 하반기 한국과 태국 등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hrse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9 11: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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