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인한 공백 등 다소 부진한 성적을 낸 2014년, 값진 성과 거둬 위로돼
-문세영이 '경마대통령' 자리를 위협한다? '큰 산'으로서 박태종을 위협할 존재 없어
<사진> 1900승 골인하는 박태종 <사진> 1900승 골인하는 박태종
/@ 한국마사회 |
문세영(프리, 34세) 기수가 각종 기록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동안 노장은 묵묵히 자신의 승수를 쌓았다. '경마대통령' 박태종(프리, 49세) 기수가 지난 12월 21일(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3경주에서 우승하며 '개인통산 1900승'이라는 대기록을 한국경마의 역사에 새겼다.
1000M의 단거리 경주, '마이킹데이'(2세, 수)에 기승한 박태종 기수는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선두경쟁에 가담했다. 3코너까지 '진명라이언'(2세, 수), '히든인디언'(2세, 암)과 머리 하나 차이도 안 나는 접전을 벌이며 2위를 유지했지만 가장 안쪽 자리를 양보하는 일은 없었다. 4코너부터 선두를 엿보기 시작해 직선주로에 들어서야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결승점을 통과하기도 전에 채찍을 든 기수의 오른손은 하늘로 향했다. 결승점에 제일 먼저 코를 댄 '마이킹데이'가 박태종 기수에게 '개인통산 1900승'을 선물하는 순간이었다.
2014년 첫 번째와 두 번째 대상경주를 거머쥔 박태종 기수는 좋은 출발에 비해 부진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1994년 이후 시즌 50승을 거두지 못한 해는 단 한 번도 없었지만 부상의 공백 탓인지 1900번째 승리에 시즌 39승을 기록 중이다. 박태종 기수는 1900승을 기록한 후 인터뷰에서 "부상에 의한 공백이 있어 올해 성적에 대해서는 섭섭한 마음이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아쉬움을 표현하는 한편 "1900승을 기록해서 참 다행이다. 성원해준 팬들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말해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태종이 부진한 사이 후배인 문세영 기수는 개인통산 1000승, 5년 연속 100승, 시즌 최다승 등의 기록을 연달아 세우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명실상부 렛츠런파크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TOP기수 문세영에게도 박태종은 큰 산과 같은 존재다. 1000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던 지난 8월, 문세영은 "나도 은퇴를 하게 될 텐데 그때까지 박태종 선배와 함께 출전하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등 뒤에서 선배를 쫓으며 말을 타고 싶다"며 대선배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박태종 기수와 문세영 기수의 개인통산 기록은 827승이나 차이가 난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어도 문세영 기수는 '선배를 쫓으며' 말을 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살아있는 한국경마의 역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박태종 기수는 같이 있는 것만으로 후배들에게 가슴 벅찬 설렘을 안겨주는 존재다. 부진했다는 올해 박태종 기수가 거둔 39승은 렛츠런파크 서울 시즌 다승 8위의 성적이다. 동료를 포함한 경마전문가들도 TOP5에 이름을 남기지 못하는 정도로 '부진'이라는 평가를 내릴 만큼 그는 이미 '큰 산'으로 존재한다.
2013년 1월 박태종 기수가 1800승을 달성할 당시 전문가들은 해마다 70승을 해내는 현재의 추세라면 3년 안에 2000승이라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추세가 꺾인 지금 그의 2000승이 언제쯤 이루어질지 단언할 수는 없게 됐다. 하지만 한국경마 사상 최초의 개인통산 2000승을 달성할 사람이 성적에 관계없이 항상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박태종 기수라는 것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경마관계자들은 천명을 안다는 나이에 들어선 백전노장에게 결승점을 통과할 때 하늘로 향한 그의 오른손을 보고싶어 하는 마음을 갖는다.
한편 박태종 기수의 1900승 기록이 박희철(15조, 53세) 조교사의 통산 300번째 우승이 되어 화제가 됐다. 박태종 기수는 "경주 전에는 미처 몰랐는데 박희철 조교사에게도 좋은 선물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축한한다"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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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표 기자 su1359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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