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파뇽 "화면으로 독서 배우는 세대에 우려"

posted Jun 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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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파뇽 "화면으로 독서 배우는 세대에 우려"

 

프랑스 문학평론가 앙투완 콩파뇽
프랑스 문학평론가 앙투완 콩파뇽
(서울=연합뉴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불어불문학회 초청으로 방한한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평론가 앙투완 콩파뇽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013.6.7 << 대산문화재단 제공 >> photo@yna.co.kr
 
 

佛 저명 문학평론가 앙투완 콩파뇽 방한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프랑스의 저명한 문학평론가 앙투완 콩파뇽(63)이 세대별로 독서의 방식이 다른 경향을 지적하면서 화면으로 책읽기를 배우는 세대에 대한 염려를 표했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불어불문학회의 초청으로 방한한 콩파뇽은 7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세대는 기존의 종이책 독서 방식을 익힌 사람들이라 (디지털이라는) 새 매체가 추가되면 분명히 이익을 보지만 (종이책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새 세대에 대해서는 우려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직접 도서관을 찾아가 필요한 자료를 찾은 뒤 낡은 책에는 불빛까지 비춰가며 읽어야 했지만, 지금은 집에서 편안히 인터넷에 접속해 글자 크기도 키워가며 자료를 볼 수 있어 독서 자체로는 물론 연구활동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콩파뇽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이것은 한자리에 앉아 집중적으로 페이지를 넘겨가며 책을 읽는 방식을 터득했던 콩파뇽 세대의 경우다.

 

콩파뇽은 "처음부터 화면으로 책읽기를 배우는 세대에는 상당한 염려를 하고 있다"면서 "프랑스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멀티태스킹을 하면서 "(과거) 집중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던 독서 방식과 (지금의 독서 방식이) 같은 효과를 줄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콩파뇽은 "책을 읽을 때 첫 페이지부터 길을 잃은 듯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게 되고 책을 읽는 동안 미지의 느낌과 이국성의 느낌을 극복하면서 독서가 진행되는 것"이라며 "고독하게, 불안하게, 도움받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책을 읽는 것인데 전자책도 그런 독서를 가능하게 해줄지 모르겠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콩파뇽은 '디지털 독서'의 긍정적인 면에 깊은 관심을 표했다. 문학비평에 입문하기 전 파리 에콜폴리테크니크 등에서 공학을 전공했던 콩파뇽은 스스로 '기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칭하면서 '디지털 독서'를 흥미로운 작업으로 평했다.

 

전자책으로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인터뷰나 자필원고를 포함한 관련 자료를 링크를 통해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콩파뇽의 관심은 끊임없이 등장하는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삶의 구체적인 부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있다. 종이사전을 쓰지 않는 프랑스 중학생들이 알파벳 순서를 잊어버리고, 암산 수업이 없어져 암산 요령도 더는 필요 없어진 상황을 목격하면서 기억력과 인간의 사고방식에 나타나는 변화의 양상에 관심을 두게 됐다는 게 콩파뇽의 설명이다.

 

벨기에 태생인 콩파뇽은 롤랑 바르트와 미셸 푸코, 피에르 부르디외 등 프랑스의 지성이 포진했던 국립교육기관 콜레주드프랑스의 교수에 2006년 임명됐다. 바르트를 사사했으며 저서에는 '간접적 작가, 인용작업'과 '우리들 그리고 몽테뉴' 등이 있다.

 

 

nar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7 16: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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