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국과 인도 간에 존재하는 정서적, 공간적 틈새를 조금이나마 메워보려고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6일 '한-인도 수교 40주년 친선전'이 열린 서울 인사동 입구의 갤러리 고도에서 만난 김광로(67) 씨는 화가가 아닌 15년 전 인도에 진출해 성공한 한상(韓商)이다.
14일까지 이어지는 전시회에서 김 씨는 기업인이 아닌 화가의 눈으로 바라본 인도의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을 표현한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충남 강경 출신인 그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74년 금성전자(LG전자 전신)에 입사해 3년 뒤부터 두바이를 시작으로 31년 동안 해외영업만 하다 2008년 퇴직했다.
1997년 LG전자 인도 법인장으로 발령 받은 뒤 2001년부터는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퇴직은 이런 실적을 눈여겨보고 있던 인도 최대 가전업체인 비디오콘으로부터 부회장 겸 CEO로 일해달라는 스카우트 제의로 이뤄졌다. 당시 언론은 '한국인 CEO 수출 1호'라고 전하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2011년에는 한 해 동안 인도 최대 신용평가회사인 오니크라 부회장도 역임했다.
비디오콘 CEO 시절부터 틈틈이 붓을 잡아온 그는 지난해 은퇴하고 귀국해 본격적으로 그림에 매달렸고 이번에 첫 개인전까지 열게 된 것이다. 특히 인도를 중심으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풍경을 화폭에 담아왔다.
그는 "인도에서 CEO로 있을 때는 직원들에게 '지는 경영'을 강조했다.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비즈니스에서 제일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그림도 마찬가지라서 화폭에 많은 것을 담아내려고 욕심부리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한·인도 교류회, 인도생산성연구회, 영월인도포럼, 강남인도포럼의 고문을 맡은 그는 "앞으로도 한-인도 간 가교역할을 열심히 할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의 그림 판매 수익금은 모두 우송대학 인도 장학생 발전기금과 최재형장학회의 고려인 대학생 장학금으로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OTRA, 무역협회, 대학 등에서 인도를 알리는 강연을 하는 그는 "인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미디어의 영향으로 좋고 싫은 게 반반"이라며 "인도에서 성공하려면 인도를 잘 알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사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도는 중국보다 변화의 속도는 더디지만 쿠데타도 없고 민주주의가 잘 뿌리 내린 곳입니다. 30년 앞을 내다보고 진출한다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6 10: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