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가정과 일상의 소중함 '에브리데이'

posted Jun 0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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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이제 고작 5살인 '숀'을 비롯한 4남매는 새벽 4시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졸린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들이 아침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나면 버스에서 기차, 다시 전철로 이어지는 기나긴 여정이 시작된다.

 

이들 4남매의 엄마 '카렌'(셜리 헨더슨 분)이 주말마다 이른 새벽부터 어린 자녀를 이끌고 향하는 곳은 남편 '이안'(존 심)이 수감된 런던의 한 교도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들 가족의 면회는 계속된다.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영화 '에브리데이'는 5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미묘하게 흔들리기도, 다시 제자리를 찾기도 하는 이들 가족의 반복적인 일상을 담담히 따라간다.

 

어린 4남매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낮에는 마트에서,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며 이안의 빈 자리를 채워야 하지만 카렌은 크게 절망하지도 오열하지도 않는다.

그저 주말마다 빠짐없이 면회를 가고, 이안을 향해 "왜 우리에게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얼마나 힘들었는데"라며 잠시 울먹이는 게 전부다.

 

밤에 침대에 누워 조용히 눈물 흘리는 모습에서 그녀가 느낄 일상의 고단함과 외로움이 묵묵히 와 닿을 뿐이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아이들의 곁을 지킬 수 없는 이안은 면회와 전화 통화를 통해 학교생활은 어땠는지, 크리스마스는 잘 지냈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아이들은 때로는 "아빠를 보러 가고 싶지 않다"고 칭얼대지만 또 "아빠 가지 마요"라며 눈물지으며 아빠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하루하루를 보낸다.

영화는 극 중에서처럼 5년에 걸쳐 촬영돼 어린 4남매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자라며 변함없이 아빠를 기다리는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덕분에 90분이라는 길지 않은 상영시간에 이들 남매가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구현됐다.

 

윈터바텀 감독은 아예 실제 친남매인 4남매를 한꺼번에 캐스팅해 본명을 영화에 사용했고, 실제 이들 남매의 집과 학교에서 촬영해 보다 사실적인 분위기를 살렸다.

 

자칫 지루해 보일 수 있는 반복적인 일상과 많지 않은 대화의 틈새를 4계절의 변화가 담긴 아름다운 풍광과 마이클 니만의 음악이 풍성하게 채웠다.

 

돌아올 누군가를 기다리는 혹은 자신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누군가의 품이 있는 가정의 따뜻함과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겨볼 수 있는 영화다.

 

13일 개봉. 상영시간 90분. 청소년관람불가.

 

 

hanajjang@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5 06:4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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