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요일엔 수다다' MC 이동진ㆍ김태훈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두 남자가 '수다'로 만났다. 햇수로 벌써 7년째다.
매주 토요일 오전 벌어지던 이들의 수다 한 판은 지난달부터 금요일 밤으로 판을 넓혔다.
영화와 음악을 사랑하는 영화 평론가 이동진과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얘기다.
SBS '접속! 무비월드' 인기 코너 '영화는 수다다'에서 호흡을 맞추는 이들은 지난달 18일부터 SBS '금요일엔 수다다'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5일 목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이 '명콤비'다웠다.
김태훈은 "둘이 오래 같이 해서 편하다"며 "1년에 한 번 아카데미 시상식 생방송을 4시간 동안 같이 진행하는데 막히면 무조건 (이동진에게) 던진다"며 "누가 투수이고 포수인지 모르지만 던지면 상대가 어떻게든 받아준다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동진도 "우리는 연관 검색어 사이"라며 "7년째 방송을 같이하면서 단 한 번도 얼굴을 찡그려본 적이 없다"고 수긍했다.
그는 "영화계에서는 연기력이 부족한 배우도 송강호 같은 배우와 같이하면 갑자기 없던 연기가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나도 비슷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들은 연초 SBS 내부 시상식에서 7년째 함께한 '접속! 무비월드'로 특별상을 받을 정도로 명콤비로 인정받는다. 그 기세를 몰아 지난달 18일부터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단독 프로그램 '금요일엔 수다다' 진행까지 맡았다.
김태훈은 "현재까지 만족도는 50%"라며 "'영화는 수다다'의 확장본에 그치지 않고 1시간의 완결본으로서 구성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로 푸는 영화 이야기의 매력은 뭘까.
김태훈은 "TV는 편한 매체이고, 금요일 밤은 편한 시간대"라며 "1시간 동안 깔깔대고 보다 보면 좀 더 (영화에 관한) 은밀한 이야기를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간지 영화전문 기자에서 평론가로 변신한 이동진은 "말로 평을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은 없다"며 "이제는 평론가도 말로 하는 평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런 방향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오랫동안 방송을 함께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있었다.
이동진은 "김태훈은 영화에 대한 식견이 전문가에 가깝다"며 "내가 한 살이 더 많은데도 나보다 어리다는 생각이 안 든다. 어른스럽다"고 평했다.
김태훈은 이동진을 두고 "기자를 할 때부터 신문을 보며 같이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영화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을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고 짚어낸다"고 말했다.
'금요일엔 수다다'가 방송되는 새벽 1시는 시청층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시간대다.
그러나 동시에 열혈 시청층이 많은 시간대이기도 하다.
김태훈은 "새벽 1시는 찾아와서 보는 시간대"라며 "우리는 취객이나 약속이 취소된 사람 등 독특한 시청층을 가졌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시간대나 게스트보다 이들이 신경을 쓰는 것은 차별화된 '수다'다.
"누가 나오느냐는 것보다 중요한 건 게스트가 어떤 이야기를 하느냐인 것 같습니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처럼 영화 개봉에 맞춰 출연한 스타의 변별력 없는 이야기를 전해주기보다는 프로그램이 진행될수록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요.(이동진)"
김태훈 역시 "좀 더 진지한 이야기를 많이 다뤘으면 좋겠다"며 "배우들이 방송에 나오면 영화에 대한 홍보성 인터뷰 아니면 소문에 대한 해명 등으로 패턴화돼 있는데 그걸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많이 고민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5 14: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