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스무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 소설가 이숲이 19세기 서구인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 기록했다.
인습에 묶인 조선 후기에서 식민지 시절로 이어진 '잊고 싶은' 시절에서 작가는 한국인의 선하고 강인한 기질을 찾아본다. 괴롭힘을 당할지언정 괴롭히지 않으며 살아왔던 한국인의 민족성에서 미래로 가는 디딤돌을 뽑아내고 싶다는 게 저자의 의도다.
19세기 서구의 선교사와 지리학자, 여행가들의 눈에 한국인은 자연스럽고 당당하며 유쾌한 기질을 가진 민족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국인의 이런 기질을 방해하는 제도의 견고함도 있었다.
1886년부터 한국 근대 최초의 관립학교인 육영공원의 교사로 일했던 조지 길모어는 "한국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국가 발전의 장애물이 되고 있는 전통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양반들"이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양반층의 특권의식이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되었음을 지적하면서 소박한 평민들을 내세워 한국인의 긍정적 기질을 부각한다.
작가는 "살아있는 한국인을 사랑한 적은 있지만 거대한 추상 덩어리에 큰 열정을 품어본 적은 사실 없다. 그래도 그렇지, '민족'이라는 울타리가 허물어져 가는 시대에 이리도 위험한 열망을 품다니 진부하고 시대착오적 수 있다는 걸 잘 안다"면서 "역사에 묻힌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고 우리의 자화상에 드리워있던 그늘을 걷어 우리의 정체성에 유쾌한 자신감을 갖고 싶은 것"이라고 썼다.
예옥. 360쪽. 1만5천원.
▲여류삼국지 = 양선희 지음.
언론사 기자로 일하는 저자가 조직논리와 처세의 관점에서 삼국지를 해석했다. 소통의 기술과 리더십, 조직 내의 역학관계를 중심으로 삼국지를 풀어간다.
현대인들이 사용하는 단어와 개념을 적극적으로 갖다 썼다. 삼국지 속 인물들이 '비전'이나 '마이너리티', '언론플레이', '홍보마인드' 같은 단어를 구사한다.
저자는 도원결의를 새로운 벤처기업의 출발로 묘사하면서 주류 사회에 편입되지 못하면서 세상에 무릎 꿇지도 못하는 불우한 청년들이 자신들의 세상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한다.
제목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삼국지를 썼고 독자들도 자신만의 느낌으로 읽어달라는 의미에서 여류(余流)삼국지로 지었다.
저자는 "공명을 다투는 조직인생으로서의 삼국지를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시중에 나온 삼국지들이 대부분 문학가들이 쓴 것이어서 '조직인생'으로서 등장인물들의 게임과 거래방식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아쉬웠기 때문"이라고 썼다.
최근 전자책으로 먼저 출간했다가 이번에 종이책으로 펴냈다.
메디치미디어. 전 5권. 8만5천원.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4 17:1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