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직원, 박현정 대표 폭언, 성추행 주장, 퇴진요구
지난 숙명여대 음대 작곡가 교수의 비상식적 언폭에 이어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사무국 일부 직원들이 박현정 대표이사가 폭언과 성추행 등을 일삼았다며 주장하며 퇴진과 내부감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2일 자료를 배포해 "박 대표 취임 이후 직원들은 성희롱, 폭언, 막말 등으로 처참하게 인권 유린을 당했다"며 "서울시는 박 대표의 인사전횡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은 물론 성실의무 위반, 품위유지 위반 등으로 즉시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향 측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해 2월 취임 이후 직원들에게 "회사 손해가 발생하면 너희들 장기라도 팔아라", "너는 미니스커트 입고 네 다리로 음반 팔면 좋겠다", "(술집) 마담 하면 잘할 것 같다" 등의 폭언을 했다. 또 박 대표는 지난해 7월 업무상 실수한 직원에게 고인이 된 김 모 전 대표를 언급하며 "너희 같은 XX가 일을 이따위로 하니 김OO이 죽었지"라고 호통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남자 직원들에 대한 성추행도 서슴지 않았다. 직원들은 박 대표가 외부협력기관과의 공식적인 식사 자리에서 술을 과하게 마신 뒤 남자직원의 넥타이를 당기면서 자신의 손으로 남자직원의 주요부위를 만지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은 평소 박 대표가 과도한 음주 후 직원들을 거리에 세워놓고 고성을 지르는 등 비상식적인 언행을 벌여왔다고 증언했다.
박 대표가 자신이 원하는 직원을 승진시키려고 내규를 바꿨다는 주장도 펼쳤다. 공개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인의 자녀나 제자를 채용하거나 무분별하게 인사 규정을 개정하는 등 인사 전횡을 했다고 전했다. 정명훈 예술감독은 올해 초 박 대표를 만나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횡포로 박 대표 취임 이후 현재까지 사무국 27명 가운데 48%인 13명이 퇴사했으며, 일부 직원은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시향에서 공식적으로 요청이 들어오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확인되는 사항에 대해 관련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정은 누구?
박현정 대표는 서울대학교 교육학 학사 출신으로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를 받았다. 삼성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시작해 삼성생명 전무까지 올라간 대표적인 여성 임원 출신이다. 삼성에서 나온 뒤로는 여성리더십연구원 대표를 지냈다. 그리고 지난해 초 서울시향 첫 여성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 이후 박현정 대표는 서울시향과 콘서트 품질에 대한 애정을 강조해 왔다. 취임 당시 기자간담회에서는 “음악과 공연계는 잘 몰라 배울 것이 많지만 경력을 잘 살려 내부 시스템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이날 호소문을 배포하고 “박현정 대표가 지난해 2월 1일 취임한 이후 일상적인 폭언과 욕설, 성희롱 등으로 직원들의 인권을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감사원은 사실관계를 가리기 위해 이날 서울시향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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