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선수 출신 부친, 훈련 지도에 캐디까지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아마추어 이수민(20·중앙대)이 쟁쟁한 프로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필드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이수민은 2일 전북 군산 골프장의 리드·레이크 코스에서 열린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하고서 "셋째 날 코스레코드를 친 것이 원동력이었다"면서 "아마추어로서 좋은 대회, 좋은 코스에서 우승해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9∼2010년 상비군을 거쳐 2011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그는 올해 매경오픈 공동 30위, SK텔레콤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는 등 프로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번 대회에서는 첫날 이븐파 72타로 공동 51위에 그쳤으나, 2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공동 19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3라운드에서는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쳐 아마추어 최초로 KPGA 투어 한국 선수 18홀 최저타 기록과 타이를 이뤘고, 우승(16언더파 272타)까지 신바람을 냈다.
아마추어 선수가 K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6년 9월 삼성 베네스트 오픈의 김경태 이후 약 7년 만이다.
각종 아마추어 대회에서 20개의 우승트로피를 수집했다는 이수민은 오히려 뼈아픈 준우승 경험에서 우승의 해법을 찾았다고 돌아봤다.
고등학생이던 2009년 전국체육대회에서 마지막 날 7타 차로 앞섰으나, 방어적으로 경기하다 이경훈(22·CJ오쇼핑)에게 역전패한 기억을 되살린 것.
이수민은 "오늘은 공격적으로 플레이했다"면서 "바람이 강해지면서 샷이 흔들리고 그린적중률이 떨어졌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고 경기에 대해 자평했다.
스키선수 출신으로 스키용품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이정열(48)씨는 특히 이수민에게 든든한 조력자였다.
나흘 내내 이수민의 캐디 역할을 한 이 씨는 평소 아들에게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시켜 안정된 샷의 바탕을 마련했다.
이수민은 "국가대표들이 체력 훈련하는 용평 스키장 슬로프를 뛰어다니고 산도 많이 탔다"면서 "아버지의 운동신경을 물려받고 하체 훈련을 많이 한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이름을 골프계에 확실히 알린 이수민은 '로리 매킬로이의 파워, 루크 도널드의 정교함, 배상문의 끈기'를 두루 갖추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다.
그는 "앞으로 오픈 대회에 몇 번 더 참가해 기량을 점검하고,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게 목표"라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2 20:3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