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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하며 후배들 돕는 베트남 유학생 루이엔 씨

posted Jun 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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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야독하며 고향 후배 돕는 베트남 유학생 루이엔 씨
주경야독하며 고향 후배 돕는 베트남 유학생 루이엔 씨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서울대 국문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베트남 유학생 도 응옥 루이엔(36.여) 씨는 10년 가까이 고향 후배들 약 1천 명에게 '희망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는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 나의 이 꿈이 후배들에게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3.6.3 kjw@yna.co.kr
 

2004년부터 약 1천 명 도와…"올해 목표 200명"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한국에 유학 와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돈으로 고향 후배들을 돕는 베트남 유학생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도 응옥 루이엔(36.여) 씨로 서울대 국문학과 석사과정을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한국에 온 지 10년째인 그는 한국에서 온 이듬해인 2004년부터 '희망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약 1천명의 고향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그는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의 뜨는 용'의 하나인 한국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1996년 호찌민에 있는 인문사회과학대학 동양학부 한국어과에 지원하면서부터 한국 유학의 꿈을 꿨고 나의 이 꿈이 후배들에게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호찌민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일하던 그는 직장 생활 2년여 만에 한국 유학을 결심하고 은행 대출을 받아 한국의 모 지방대를 한 학기 동안 다녔고 우여곡절 끝에 2003년부터 서울대 국문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처음에는 장학금을 한 푼도 못 받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와서 일하는 고향 친구의 소개로 수업이 없는 날 공장에 나가 일해야 했다.

 

다행히 2학기부터 한국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한국학 연구생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아르바이트하면서 만난 지인들의 소개로 베트남어 강의나 바이어 통역 등으로 생활비를 마련했다.

 

한 해가 지나면서 돈이 꽤 모이자 그는 '희망장학금'을 만들어 자신이 졸업한 초·중·고교 후배들 80명에게 2∼3만원씩 보내줬다.

 

처음 그가 고향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말에 친구들이나 친척들, 동네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았다.

 

식구들과 친구들은 '혼자 살기 힘들면서 뭘 남을 돕겠다고 나서느냐'고 말렸고 동네 사람들은 '한국에 공부한다고 가서 돈 많이 벌었나보다' '돈 벌었으면 집이나 한 채 사지'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실제로 그가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을 때는 한국 올 때 빌린 은행 대출금도 다 갚지 못한 상태였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가 한두 번 하다 그만두려니 했지만 루이엔 씨의 의지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했다.

 

그는 2005년 서울대 석사과정을 마친 뒤 귀국해 결혼도 했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모교인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한데 이어 2010년 다시 한국에 와 현재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지만 희망장학금은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그렇게 장학금을 받은 아이들이 줄잡아 1천 명을 헤아린다. 혼자만의 힘은 아니었다.

 

그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베트남에서 변호사 등 괜찮은 일을 하는 그의 친구들과 한국의 지인들이 십시일반 보탰고 지금은 이미 사회에 진출해 있는 그의 여러 제자와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가들, '아시안프렌즈', '월드 머시 코리아' 등 한국의 민간단체들까지 동참했다. 여러 재단 관계자와 정부 공무원 등 후원자들도 많아졌다.

 

루이엔 씨는 "돌아보면 지금까지 어떻게 왔나 나도 놀라워 한다"며 "희망이 있으니까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생활 형편이 쉽지 않은 편이지만 돈이 생기면 장학금 줄 일이 먼저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달 국제교류재단으로부터 100만원을 지원받아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그는 "통역 아르바이트가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향의 후배들은 이렇게 살고 있는 그를 롤모델로 여기고 있다. 그의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정신을 후배들이 배우고 있는 셈이다.

루이엔 씨는 "올해는 대학에 간 후배들까지 포함해 200명에게 장학금을 줄 생각"이라며 "여기저기 다니며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kj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03 15:0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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