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의 짱짱한 보컬, 올림픽체조경기장을 삼키다

posted Jun 0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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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전국투어 '헬로' 시작
조용필 전국투어 '헬로' 시작
(서울=연합뉴스) 가수 조용필이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투어 '헬로(Hello)' 첫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2013.5.31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kane@yna.co.kr
 

조용필 전국투어 첫 공연..넋 잃은 1만팬 기립 합창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총천연색 레이저 빔이 객석 사방을 번쩍 번쩍 비추는 가운데 '헬로'(Hello)란 큰 울림이 반복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헬로....헬로...헬로..헬로~."

 

1만1천 명의 관객이 화답하며 '헬로'라고 외치자 막이 열리며 조용필이 밴드 '위대한 탄생'과 함께 등장했다. 그는 밴드의 시원한 연주에 맞춰 19집 타이틀곡 '헬로'를 짱짱한 목소리로 토해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조용필 짱", "와~ 목소리가 정말", "죽인다"….

그의 목소리는 환갑을 넘은 나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쩌렁쩌렁했다. 배에서 끌어올리는 음색은 귀에 꽂히듯 날카롭게 뻗어나갔고 고음도 흔들림 없이 단단했다.

 

조용필 전국투어 '헬로' 시작
조용필 전국투어 '헬로' 시작
(서울=연합뉴스) 가수 조용필이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투어 '헬로(Hello)' 첫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2013.5.31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kane@yna.co.kr
 
"오늘 저와 함께 노래하고 춤도 추고 소리도 지르고 손뼉도 치고 놉시다."
 

관객들은 '조용필! 땡큐'라고 써진 종이를 흔들면서 "오빠 사랑해", "용필이 형님"이라고 외치며 엄청난 함성을 쏟아냈다.

 

31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조용필의 전국투어 '헬로'의 첫 공연이 열렸다.

 

조용필은 공연 초반부터 임팩트 있는 장면들을 연출했다.

 

'미지의 세계', '단발머리'로 히트곡을 이어가며 무대 자체가 앞뒤, 위아래로 움직이는 '무빙 스테이지'를 선보였다.

 

무대가 6m 가량 공중으로 떠올라 바닥에 깔린 레일을 타고 객석으로 전진하자 관객들은 고개를 젖히고 함성을 질렀다. 2, 3층 관객들은 조용필이 코앞에서 '단발머리'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잠시도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날 공연은 19집 신곡 8곡과 기존 히트곡을 고루 섞었고 록, 발라드, 트로트 풍의 곡까지 넘나들며 흐름의 강약을 조절했다.

 

조용필 전국투어 '헬로' 시작
조용필 전국투어 '헬로' 시작
(서울=연합뉴스) 가수 조용필이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투어 '헬로(Hello)' 첫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2013.5.31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kane@yna.co.kr
 
3집 곡 '고추잠자리'로 달리다가 19집 곡 '어느날 귀로에서'로 템포를 늦추는가 싶더니 15집 곡 '남겨진 자의 고독'에선 일렉 기타로 솔로 연주를 했고, 다시 4집 곡 '못찾겠다 꾀꼬리'로 흥겹게 내달렸다.

 

 

공연의 백미는 역시 조용필과 관객이 교감하며 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대목이었다.

 

관객들은 '친구여'와 '큐'(Q),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전주가 흐르자 일제히 합창하며 공연장을 거대한 노래방으로 바꿔놓았다. 객석에선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꺅', '악', '오빠~'라는 비명에 가까운 함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만든 '바운스'의 UCC 영상이 흐른 뒤 19집의 '바운스'가 울려퍼지자 공연장은 마치 클럽처럼 들썩였다. 이 곡을 부르며 다시 무빙 스테이지가 앞으로 전진하자 관객들은 흰 종이가루를 뿌리며 손을 흔들었다.

 

'창밖의 여자', '꿈' 등 그가 45년 간 쏟아낸 히트곡들은 지루할 틈 없이 관객들의 감정을 고조시켰다. 결국 '모나리자' 무대에선 3층까지 빼곡히 채워진 관객들이 모두 기립해 춤을 추며 절정을 이뤘다.

 

19집이 판매량 20만 장을 돌파하며 '대박'을 터뜨린 만큼 이날 공연장은 '오빠'의 성공을 기뻐하는 팬들의 잔치였다. 팬층의 연령대는 10대부터 70대까지 폭넓었고 부부, 모녀, 연인, 친구 등 다양했다.

 

허무영(62), 김경선(59) 부부는 "젊은 시절부터 팬이었다. 언제 들어도 변함없는 목소리인데 공연에서 그 믿음을 다시 확인했다"고 기뻐했다.

 

공연 내내 휴대전화로 영상을 담은 남성 팬 김효민(24) 씨는 "엄마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용필 형님을 좋아했다"며 "용필 형님 공연은 여섯 번째인데 오늘도 가창력에 소름이 돋았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국투어 '헬로' 첫 공연 열창하는 조용필
전국투어 '헬로' 첫 공연 열창하는 조용필
(서울=연합뉴스) 가수 조용필이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투어 '헬로(Hello)' 첫 공연에서 열창하고 있다. 2013.5.31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제공 >> kane@yna.co.kr
 
딸과 함께 온 오무자(69) 씨는 "나와 딸 모두 팬이어서 꼭 와야한다고 생각했다"며 "LP를 400장 정도 갖고 있는데 그중 조용필 씨의 과거 LP가 많다. 식당 종업원들이 동영상을 찍어오라고 하며 부러워했다"고 덧붙였다.
 

조용필은 2시간 반 동안 쉼없이 노래한 뒤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로 다시 '헬로' 무대를 선사했다. 그러나 이내 다시 등장해 '충전이 필요해', '여행을 떠나요' 등의 앙코르 곡을 선사했다.

 

공연장 곳곳에는 위대한 탄생, 미지의 세계, 이터널리 등의 팬클럽이 내건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우리의 가슴 속엔 영원히 당신이 있습니다.'

 

공연장 밖을 나서는 팬들은 흥이 가시지 않은 듯 콧노래를 불렀다.

 

"못 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이 공연은 6월2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 뒤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 등지로 이어진다.

 

mimi@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31 23:3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