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운전자만 고른 자해공갈단

posted Oct 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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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면허 운전자만 고른 자해공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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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29일 검거브리핑

 

[류재복 대기자]

무면허 운전자가 신고를 못하는 점을 악용, 수억 원을 뜯어낸 자해공갈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9일 무면허 운전자만 골라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꾸민 뒤, 합의금 5억 4145만원을 뜯어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 모(53)씨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지난 2012년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대전, 예산 등 전국 도로교통공단에서 무면허 운전자를 상대로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꾸민 뒤, 81명의 피해자들로부터 합의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무면허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전국의 특별교통안전교육 일정을 파악하고, ‘물색조’ ‘환자’ ‘해결사’로 각 역할을 분담했다.

 

물색조는 교육 쉬는 시간에 50~60대 등 나이가 많은 교육생들에게 접근, 범행 대상자가 도로교통교육 등에 차량을 갖고 왔는지를 확인했으며, 특히 블랙박스가 없고 1톤 화물트럭 등 생계형 운전자만 범행대상자로 선정했다. 교육이 끝나고 이들은 피해자 차량을 앞질러 가다가 1차선 편도, 골목길 등에 환자를 하차시킨 후, 다시 유턴, 반대차선에서 달려와 피해 차량이 갓길에 주행하도록 유도했다. 환자는 피해 차량에 부딪힌 것처럼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공범의 차량은 피해자 차량을 뒤 쫓아 다른 차량들이 블랙박스 등을 통해 범행 현장을 못 보게 가로막았다.

 

   
조대현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29일 본청에서 검거 브리핑을 갖고 무면허 운전자 상대로 수억원을 뜯어낸 자해공갈단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차량과 접촉 시, 나무조각을 쥐고 차체를 때려 소리가 크게 나도록 하고 작업복을 착용, 일정한 직업이 있는 것처럼 부각해 다액의 합의금을 요구했다. 또 합의 과정에서 해결사는 “합의금을 많이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피해자가 무면허 운전자임을 악용했다.

 

이처럼 이들이 한 차례 범행으로 뜯어낸 금액은 많게는 1700만원에 달한 것으로 경찰은 설명했다. 또 피해자들은 자해 공갈 범행이란 것을 알면서도 무면허 운전으로 처벌 받는 것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돈을 줬으며, 피해자들 중 일부는 자살을 시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 같은 범행 사실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 피의자의 계좌를 추적하고 피해자들을 찾아내 김 씨 등을 검거했다. 조대현 광역수사대장은 “현재 밝혀낸 5억 4천만원은 계좌를 통해 피해자들이 김 씨 등에게 준 것으로, 현장에서 현금으로 준 금액까지 감안한다면 이보다 많을 것이다. 여죄를 추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