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출채권 부풀린 혐의 모뉴엘 대표 구속영장 청구 <경제,사회특집>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직접적인 원인은 사기 행각이 발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5000억원 규모의 가짜서류를 꾸며 금융권에 대출을 받은 모뉴엘에 대해 검찰, 관세청, 금감원의 전방위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소형 가전업계의 혁신업체로 주목받던 중견기업 모뉴엘은 지난 20일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27일 모뉴엘의 거래은행을 상대로 여신심사과정에서 부실이 있었는지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모뉴엘이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유가 유동성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의 사기 행각이 발각됐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모뉴엘은 미국과 홍콩 사무소에서 수출대금을 부풀린 가짜 서류를 만들어 국내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았고 이렇게 가공으로 만들어진 매출은 전체 매출의 80%정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5년간 매출이 15배가 늘어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모뉴엘 성공신화’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중인 수원지방법원 파산 2부는 모뉴엘이 재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보전 처분과 함께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또 30일 모뉴엘 공장 사무실에서 박홍석 대표 등을 만나 재정상황을 살피는 등 현장 검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거액 재산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노정환 부장검사)는 수출채권 액수를 부풀려 금융권에 판매한 혐의(관세법 위반) 등으로 가전업체 모뉴엘 박홍석(52)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의 신청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부사장 신모씨와 재무이사 강모씨도 함께 영장이 청구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과 홍콩 등 모뉴엘의 해외 지사에서 수출대금 액수를 부풀리거나 허위로 만드는 수법으로 관련 서류를 꾸며낸 혐의를 받고 있다. 가격조작·허위신고 액수는 수천억원대로 알려졌다.
모뉴엘은 이렇게 조작한 서류로 수출채권을 발행한 뒤 금융사에 제출해 할인 판매했으며, 이 채권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수출액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돌려막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뉴엘, 박홍석 대표
이같은 수법으로 모뉴엘이 국내 금융권에서 빌린 담보·신용대출 등 여신 규모는 모두 6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관세청은 박 대표가 거액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박 대표는 현재 출국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 등의 구속 여부는 30일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검찰은 관세청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는대로 정확한 가격조작 규모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김범기 부장검사)는 무역보험공사가 대출사기 등 혐의로 박 대표에 대해 진정한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서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 PC 등으로 급성장해 주목받던 중견 기업이다. 모뉴엘은 지난 20일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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