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혜미 4번째 자선무대…성금·수익금 3천만원 전달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일제 강점기 때 러시아 사할린으로 강제징용됐던 한인들의 친구이자 벗이던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을 돕기 위한 자선 콘서트가 열린다.
트로트 가수 이혜미가 지난 2005년, 2008년, 2011년에 이어 4번째로 꾸미는 이번 공연은 '사할린 동포 우리말 방송국 돕기 가수 이혜미와 서울 호서예술전문학교 재능기부 콘서트'라는 제목 아래 오는 6월 8일 오후 파주시민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경기도 파주시를 비롯해 안산, 고양, 인천 등지에 영주귀국해 사는 사할린 한인 600여 명이 초청됐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다. 개그맨 박세민이 사회를 맡은 1부는 이인재 파주시장, 이운희 호서예술전문학교 이사장, 임용군 사할린한인회장, 김춘자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 국장 등이 참가하는 식전행사로 꾸며진다.
1956년 첫 라디오 전파를 쏘며 출범한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은 재정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말과 얼을 이어가며 꿋꿋이 버티다가 지난 2010년 라디오방송을 중단했으며, TV방송도 현재 1주일에 총 40분만 뉴스를 내보내며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혜미는 "아직도 영주귀국하지 못한 1세대 사할린 잔류 한인과 2∼3세 후손 4만여 명이 우리말 방송을 보고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 문을 닫게 될 위기에 놓였다"면서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의 어려운 사정을 국내에 알려 조금이나마 보탬을 줄 수 있도록 콘서트를 준비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개그맨 표인봉이 진행하는 2부는 호서예술전문학교 연극팀의 '사할린 동포 우리 형제들이여'라는 제목의 연극으로 시작된다. 이어 이혜미가 무대에 올라 사할린 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조미미의 히트곡 '바다가 육지라면'을 부르며 본격적인 콘서트의 문을 연다.
자신의 히트곡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비롯해 '여자의 일생', '단장의 미아리', '백만송이 장미' 등도 들려준다.
자선 공연 취지에 공감한 원로 가수 금사향과 김국환, 포크 듀엣 사월과 오월, 임재현, 유진, 류지영, 신혜, 고전무용단 '춤꾼누리단'이 우정 출연한다.
지난 2009년 이혜미의 도움으로 무료 뇌수술을 받고 새 삶을 찾은 연해주 우수리스크의 황보라(17) 군도 특별출연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는 2004년 교통사고로 어머니와 할아버지를 잃고 자신은 뇌를 다쳐 사지마비와 언어장애를 앓았다.
3시간에 걸친 공연은 출연자 전원이 손을 잡고 '아리랑'을 합창하며 막을 내린다.
이혜미는 이번 콘서트를 위해 파주시청과 시민, 파주 소재 기업인, 서울 호서예술전문학교 등이 사전에 모은 후원금과 공연 수익금 등 3천만원가량을 사할린 우리말 방송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9 10:4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