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에서 신지아로…비상할 준비됐습니다"

posted May 2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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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수에서 신지아로…비상할 준비됐습니다"

 

 
 

'신지아 프로젝트 no. 1'으로 '격정 바흐' 선보여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26)라 하면 생소함에 고개를 갸우뚱거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수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신현수'라는 이름 석 자는 한동안 '케이-클래식'의 동의어 격으로 인식돼왔다.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그가 유학 경력 한 번 없는 '순수 국내파'로서 세계적 콩쿠르를 휩쓰는 모습은 국내 음악계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핀란드 시벨리우스 국제콩쿠르 3위(2005), 독일 하노버 국제콩쿠르 2위(2006), 프랑스 롱티보 국제콩쿠르 우승(2008),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3위(2012) 등 그의 콩쿠르 이력은 다시 봐도 화려하다.

 

하지만 '신현수'는 콩쿠르 입상자 명단 이곳저곳에 꾹꾹 새겨진 이 자랑스러운 자신의 이름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신지아'라는 이름으로 다시 무대 앞에 서고 있다.

최근 서울 방배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해외 관객들에게 더 쉽게 이름을 알리고자 개명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관객들이 '현수'라는 이름을 발음하기 너무 어려워했어요. 발음하기 어려우니 '짧은 머리의 동양 여자애' 등으로 부르더라고요. 그래서 발음이 쉬운 영어 이름 지아(Zia)로 바꾸게 됐어요."

 

그는 바뀐 이름과 함께 더 넓고 다양한 무대에 도전하려 한다. '케이-클래식'이라는 이미지에서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다는 바람이다.

 

"물론 저를 '케이-클래식' 선두주자로 생각해주신다면 너무도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케이-클래식' 이미지는 약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독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한국, 일본 정도로 자꾸 한정된다는 걱정도 있었거든요. 이제는 더 큰 세계무대를 향해 나아갔으면 합니다."

 

그가 다음 달 16일 LG아트센터에서 바뀐 이름을 걸고 올리는 첫 솔로 무대도 이 같은 도전과 변신의 연속선상에 있다.

 

뜨겁고 화려한 연주 스타일로 유명한 그가 '신지아 프로젝트 no. 1'이라는 부제 아래 선보일 공연은 '격정 바흐'. 엄격한 규칙과 수학적 정확성부터 떠오르는 '바흐' 앞에 붙은 '격정'이란 단어가 낯설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레퍼토리들과 완전히 다른 성격이죠. 젊은 연주자로서 계속 레퍼토리를 넓혀나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물론 지금 완성형 바흐가 나올 리는 없죠. 죽기 직전에 연주하는 바흐가 정말 멋질 것 같아요. 일단은 제 스타일과 색깔로 바흐를 표현하고 싶어요. 때로는 과격하고, 때로는 사랑스러운 바흐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웃음)"

 

이번 무대는 다음 달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 중 하나로, 신지아는 젊은 지휘자 아드리엘 김이 이끄는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흐의 주요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연주한다.

 

그의 네 살 위의 언니이자 서울시향 부악장인 신아라가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에서 지원사격에 나선다.

 

"언니와 저는 연주 스타일이 정반대에요. 제가 화려하고 뜨거운 스타일이라면, 언니는 무게감 있고 차분한 스타일이죠. 그래서 저희의 앙상블이 더 기대됩니다."

 

이번 공연을 마치고 나서도 7월 대관령 음악제, 8월 광복절 기념 LA 심포니와의 협연(미국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11월 일본 투어 등이 줄줄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고 보니 그의 공연 포스터 사진이 날개를 단 흑조 컨셉이다. 콩쿠르 스타 신현수에서 세계 콘서트 무대를 누비는 신지아로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는 의미라고 기획사 관계자가 귀띔했다.

 

"제가 세 살 때부터 바이올린 활을 잡았거든요. 제게 바이올린은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생활이었어요. 이제야 진짜 음악을 사랑하고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여유를 갖고 하나씩 쌓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정말 날개가 펴지지 않을까요.(웃음)"

 

sj997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9 06: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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