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대통령 개헌논의 반대 부적절"

  문희상, "대통령 개헌논의 반대 부적절"

 

 

 [류재복 대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권 개헌 논의 반대 입장 표명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경제 블랙홀을 유발할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논리를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논박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대통령이 개헌 논의에 반대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헌법에 대한 논의는 국회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가이드라인에 이어 개헌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것으로, 의회주의를 위협하는 위험한 처사"라고 공격했다. 문 위원장은 "개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개헌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가 의회민주주의의 블랙홀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지원 비대위원도 "(대선)후보 때는 개헌을 공약했다가 당선되고는 공약을 팽개치고 언제 그랬냐며 안면을 바꾸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제왕적 대통령이 국가 발전의 싱크홀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가세했다. 또 "국회에서 개헌을 논의한다고 해서 다른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다"며 "국회 개헌 논의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게 아니라 서민의 삶을 보살피는 데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대통령의 본업"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이재오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정부가 개헌 논의를 하는 게 아니라 국회가 개헌 논의를 하는 것으로서 행정부가 하라 마라 간섭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국민이 직선으로 뽑아 외교·통일·국방을 담당하고, 내치는 국회에서 의석수에 따라 내각을 구성하면 정당 간 갈등이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당 김태호 최고위원은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대통령도 개헌 필요성에 대해선 충분히 알고 계시리라 믿는다"면서도 "이번 정기국회만이라도 경제 살리기에 여야가 올인하는 모습이 먼저다. 그런 다음에 개헌특위를 구성해 조용히 합의해가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