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집정관에게 반기든 홍콩발 민란, 전세계 지지관심-홍콩 反중국 민주화 시위
<국제특집>
*왜, 시위가 일어났나?(시위원인은 경제문제)
2017년 행정장관 선거를 둘러싼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워싱턴포스트와 타임을 비롯한 주요 외신이 경제적인 변화가 이번 시위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현지시각) 타임매거진에 따르면 오늘날 홍콩은 뉴욕, 런던과 함께 세계 3대 금융 중심지 중 하나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고 나서 본토의 자본이 가까운 홍콩으로 몰리면서 홍콩의 경제 성장에 큰 몫을 했다. 지난해 중국 본토에 대한 해외 직접투자의 3분의 2가 홍콩을 통해 이뤄졌을 정도로 중국 경제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중요성도 어느 때보다 높다. 2005년에는 이 비율이 30%에 불과했다.
하지만 경제규모로 보면 홍콩 경제가 중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7년간 급격히 줄었다. 1997년 반환 당시 홍콩의 경제규모는 중국 전체의 18%를 차지했지만 본토의 경제가 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지난해에는 3%까지 줄었다. 여기에 더해 돈 많은 중국인이 부동산 투자와 명품 쇼핑을 위해 홍콩으로 대거 몰리면서 홍콩 주민들의 삶의 질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타임은 민주화 시위가 “홍콩이 누려온 경제적인 특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인들이 지난 몇 년간 부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홍콩 부동산에 거금을 묻어두기 시작하면서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2009년 이후 두 배나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전 16년간 상승률이 26%였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상승 폭이다. 여기에 더해 본토의 명품족들이 사치품에 대한 높은 과세를 피해 홍콩으로 몰리면서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지난해 홍콩을 방문한 중국인은 5000만명에 달했다.
*멜라닌 파동(사회문제) 불거져
또한 ‘멜라닌 분유 파동’이 불거지고 나서 분유를 사기 위해서 홍콩을 찾는 중국인들도 늘었다. 멜라민 분유 파동은 2008년 중국에서 독성물질 멜라민이 섞인 분유가 대량 유통돼 이를 먹은 아기 6명이 숨지고 수십만 명이 치료를 받은 사건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홍콩에서 분유가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상황이 우려되자 홍콩 당국은 중국 본토인들이 구매해 본토로 가져갈 수 있는 분유의 수를 1인당 두 캔으로 제한하고 단속을 강화했다. 하지만 당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법을 어겨 홍콩에서 징역을 살면서 아이를 낳으면 아이에게 안전한 분유를 먹일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올라올 만큼 중국인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교육문제
최근에는 자녀를 홍콩에 보내 교육받게 하는 본토 중국인 부모가 늘면서 홍콩에선 학교 부족으로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2010년에 홍콩에서 태어난 아기의 절반 가까이 중국인 부부의 자녀였을 만큼 원정출산도 늘고 있다. 자연 산부인과의 병실 예약도 힘들어지면서 홍콩에서 출산하는 중국 본토인의 수를 제한하기 위해 규정을 새롭게 만들기도 했다.
*문화충돌
문화적인 충돌도 있다. 올 4월에는 홍콩에 온 중국 본토인 부부가 대로에서 아이가 소변을 보게 하는 장면을 신문기자가 촬영했고 이를 발견한 부모와 싸움을 벌이다 경찰이 출동했다. 이 일로 중국과 홍콩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거친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CNBC는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 같은 이유로 인해 “홍콩에 대한 중국 본토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홍콩 주민들이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같은 날 전했다.
정치분석 전문 기관인 옥스보우 어드바이서리의 관계자는 관련 인터뷰에서 “한 때 홍콩을 매력적인 투자지로 만들었던 특징들이 홍콩의 미래에 새로운 도전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그러한 매력이 약해지면 아시아와 중국 경제에서 홍콩이 차지하는 위상 또한 약해질 것”이라고 말해 중국의 급성장으로 홍콩이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결국은 정치치제 문제로 비화 가능성....중국, 분열단초 생각?절대로 밀리면 안돼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는 2일(현지시간) 닷새째로 접어들었다. 전세계에서 홍콩 시위 동조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지만 중국은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홍콩 학생 시위대는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사임하지 않으면 휴일이 끝나는 3일부터 정부기관을 점거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홍콩 경찰이 상황이 악화하면 적절한 힘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이날 정부청사가 있는 홍콩섬 애드미럴티와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까우룽 반도의 몽콕, 침사추이 등 주요 지역 도로에서 시위를 지속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시위에 참가한 인원이 10만여명에 달하며 지난달 29일 이후 4일 연속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28일 6만여명이던 시위 참가자 수는 경찰의 최루탄 발사 이후 분노한 시민의 참가로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일 홍콩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는 렁 장관이 2일까지 사임하지 않으면 주요 정부건물을 점거하겠다고 선언했다. 가톨릭교회 홍콩교구의 조지프 젠 추기경도 2일 새벽 "현재로서는 렁 장관이 물러나는 것이 이번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해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홍콩 시위대에 동조하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전날 대만에서는 민간단체와 학생 3000여 명이 타이베이시 중정기념당 앞 자유광장에 집결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으며 미국에서는 뉴욕을 포함해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보스턴 등 40개 도시에서 홍콩 시위에 대한 연대 행사가 조직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영국 런던의 중국대사관 앞에서도 3000명이 운집, 노란 우산을 펼치며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했다.
국제해커조직 어나니머스는 홍콩 정부와 경찰을 상대로 사이버 전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나니머스는 전날 미국 뉴스 포털사이트 '뉴스2셰어'(News2share)에 보낸 비디오 영상에서 "당신의 시민에게 비인간적인 행동을 한 당신을 상대로 이미 전쟁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렁 장관은 사퇴할 뜻을 내비치지 않은 채 경찰의 시위해산 작전을 독려하고 있다. 홍콩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렁 장관이 사퇴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제로 학생 대표와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홍콩명보가 보도했다. 홍콩 정부는 집회 현장 내 공개된 장소에서 만날 것과 양측이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 등의 조건도 제시한 것으로 신문이 전했다.
렁 장관은 전날 경찰총부를 방문해 경찰관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렁 장관과 동행한 쩡웨이슝 경무처 처장은 지난달 28일 시민에게 최루탄을 쏜 경찰관들에게 "당신들은 잘못한 게 없다"며 힘을 실어줬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이날 1면에 게재한 기사에서 "중앙정부는 렁 장관을 충분히 신뢰하며 그의 업무 역시 매우 만족스럽게 여긴다"고 밝혔다. 이는 학생 지도부의 요구를 전면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정부기관 점거에 나서면서 경찰과 충돌하는 방향으로 홍콩 시위사태가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정부청사 부근에 배치하는 등 시위진압 준비에 착수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홍콩시위, 그야말로 민주화 운동이네" "홍콩시위, 홍콩 대학생들 힘내세요" "홍콩시위, 물러날 생각이 없단다" "홍콩시위, 고무탄이라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
21세기에 들어서 사회주의도 자유주의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홍콩의 反중국 민주화 시위는 완벽한 자유주의가 아니라 도태되어가는 중국 공산당이 썩은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마치 거대 로마처럼 성장하면서 크다는 이유로 원래 문명수준이 높았던 홍콩이라는 한 작은 도시를 독재정치 하다가 썩은 로마의 패악질에 견디다 못한 홍콩이 맑고 푸른 자유와 부흥을 위해 민란을 일으킨 역사의 드라마로 지구촌에 다가오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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