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서울대서 입자물리 연구 중국인 리 진 교수

posted May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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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서 입자물리강의하는 중국인 교수 리 진 씨
서울대서 입자물리강의하는 중국인 교수 리 진 씨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2010년 7월 서울대 연구교수로 초빙돼 입자물리학을 강의하고 있는 중국인 리 진 교수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기초과학 육성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2013.5.27 kjw@yna.co.kr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한국의 기초과학 육성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2010년 7월부터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연구교수로 입자물리학을 강의하는 중국인 리 진(33) 교수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토론하는 것이 즐겁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국내 7개 대학 연구진과 함께 일본에서 진행 중인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벨'(Bell) 실험에 참여했고, 지금은 '벨2'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입자가속기를 이용한 이 실험은 "일렉트론과 포지트론이라는 입자를 충돌시켜 이로부터 발생하는 여러 가지 현상을 탐구하는 것으로 신소재와 생명공학, 의학, 핵물리학, 원자공학 등과 기초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입자가속기는 원자의 구성 요소인 양성자와 전자, 이온 등 전기를 띤 입자가 움직이는 속도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높여주는 장치로 2008년을 포함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20%가 가속기 관련 연구로 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서울대에서는 그 외에 미국인 교수 한 명 등 두 사람이 일본에서 진행 중인 입자가속기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리 교수는 입자물리학 데이터 분석을 주로 가르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강의하지만 연구하는 시간이 많고 학생들과 함께 일본에 가기도 한다.

 

그는 "한국 학생들 수업 때 별로 질문을 안 해 처음에는 내가 잘 못 가르치나 하고 당황스러웠다"며 "실제로는 총명하고 연구열도 높아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수시로 연구실로 찾아온다"며 연구실 양쪽 벽에 걸린 매직보드를 가리켰다.

 

두 개 보드에는 작은 글씨로 쓰인 수식과 그림이 빼곡했다. 학생들이 찾아와 함께 문제를 풀다 보면 새로운 의문과 함께 새로운 연구과제가 떠오르기도 한다.

 

리 교수는 중국의 경제중심 도시 상하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태어나 안휘(安徽)성 합비(合肥)에 있는 과학기술대학을 다닌 뒤 2006년 5월부터 미국에서 포스닥 과정을 밟고 한국에 왔다.

 

처음 올 때는 우리말을 한마디도 못했지만 강의나 토론 및 및 연구는 모두 영어로 진행돼 큰 불편이 없었다.

 

지금은 학생들과 더 많이 어울리고 한국 문화를 더 알고 싶어 우리말 공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리 교수는 또 한국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얼마 전에는 서울시청에서 진행하는 한국 가정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 신청을 냈다.

 

그는 "대학원에 다닐 때 일본에 2년 머문 적이 있지만 일본보다는 한국이 더 편하다"며 "일본은 맺고 끊는 것이 정확하고 합리적이며 한국은 조금 느슨하면서도 인간미가 느껴지고 더 친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지내기에는 조금 느슨한 쪽이 더 좋단다.

 

다른 나라에 갈 생각은 아직 없고 기회가 되면 다른 학교 학생들도 가르쳐 보고 싶다.

 

주말에 그는 틈틈이 외국인 봉사단체인 '만남' 회원들과 함께 월드컵공원 나무심기 등의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지난해에는 초등학교에서 벽화 그리는 봉사활동도 했다.

 

kj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7 15:4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