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거둬 지역 발전에 도움" vs
"도박도시로 만들려 하나"
[류재복 대기자]
경남도가 '경남 미래
50년 사업'의 하나로 야심차게 추진하는 진해 글로벌 테마파크 내 카지노 사업 유치를 두고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야당 도의원이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양측의 설전은 노동당 소속 여영국 경남도의원이 16일 도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도정 질문을 하면서 벌어졌다.
여영국 의원은 카지노의
사회적 부작용을 지적하며 "경남에 사행성 사업인 경륜장과 경마장이 있는데, 카지노 유치로 이미 경륜장이 있는 창원을 도박도시로 만들려고
하느냐"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사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카지노 사업을
유치하려 하면서 도민의 여론도 수렴하지 않았다"면서 "글로벌 테마파크를 추진하면서 꼭 카지노를 유치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여 의원은 "에버랜드가 있는 경기 용인 등 수도권과
일본 디즈니랜드가 있는 도쿄 주변 인구와 경제력 등을 비교해 볼 때 글로벌 테마파크의 진해 입지는 최악이다"고 주장했다. 여 의원은 글로벌 테마파크 등 경남 미래 50년 사업은 진주의료원 폐쇄로 말미암은 여론 악화를
희석시키려는 '물타기' 성격이 짙다고도 했다.
이런 거센 비판에
대해 홍 지사는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느냐"며 "진해에 유치하려는 것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로 내국인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으며, 카지노
사업에서 거둔 세금은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제주에
카지노가 7곳 있는데, 카지노 설립 때마다 제주도가 주민 투표 등 여론을 모았겠느냐"며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는 여 의원의 견해를
반박했다.
홍 지사는 "글로벌 테마파크는 7개 분야가 있는데,
테마파크 안에 들어갈 6성급 호텔, 수상스포츠시설 등은 카지노와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며 카지노가 테마파크 내 주요한 시설임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어디에도 바다를 낀 대규모 테마파크는 없다"면서 "부산과 대구 등
영남권에 1천만여 명이 살고 있고, 카지노 유치 시 중국 측에서 크루즈선을 운항하겠다며 크루즈 부두 건설을 요청하는 점에 비춰볼 때 진해 입지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다"고 반격했다.
두 사람은 경남도가 1여년 전에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서 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려는 것을 두고도 충돌했다. 여
의원은 "지난해 4월 홍 지사가 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말해 놓고선 왜 생각이 바뀌었느냐"고 따졌다.
그는 경남도가 보건환경연구원과 인재개발원을 옛 진주의료원 건물로 옮기려는 것도
입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지사는 "그때 서부청사를
짓기 위해 의료원을 폐쇄하는 건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다"면서 "지난 3월 진주 등 서부권 도민 12만 2천여 명이 서부청사를 지어 달라고 서명한
것을 경남도로 가져왔기에 서부청사 활용을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진주의료원 장례식장 건물에 보건환경연구원을 이전하면 연구원들이 실험·실습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서부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 결과는 이전 대상 부서가 최종
결정되는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경남도가 산하 출자·출연기관의
구조 조정을 위해 지난달 해당 기관에 대해 특별 감사를 벌인 것과 관련해 여 의원이 "감사의 본래 권한을 넘어선 1인 독재, 공포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난하자 홍 지사는 "정당한 행정과 공무 집행이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