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부른 태권도 승부조작비리

posted Sep 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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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부른 태권도 승부조작비리

 

지난해 자살 사건으로 비화된 전국체전 태권도 고등부 서울시 대표선수 선발전 심판 편파판정 의혹이 경찰 수사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상대 선수 아버지가 학연 등을 이용해 협회 임원, 심판위원장과 짜고 편파판정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승부조작을 청탁한 선수 부모 최모씨(49)와 최씨 요청으로 승부조작을 지시한 서울시태권도협회 전무 김모씨(45), 심판위원장 노모씨(47) 7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이 중 김씨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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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고교 3학년인 아들을 태권도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지난해 5월 초 고등학교 후배인 태권도 감독 송모씨(45)에게 승부조작을 청탁했다.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최씨는 한 대학의 태권도 관련학과 교수였다. 송씨는 고교 동문 선배인 서울시태권도협회 전무 김씨에게 조작을 부탁했다. 김씨는 기술심의의장과 심판위원장, 부위원장을 거쳐 주심 최모씨(47)에게 승부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탁을 받은 이들은 시합 당일 2시간여 전 주심 최씨에게 편파판정을 주문했다. 태권도협회에서는 이른바 '오다'(편파판정 지시)라는 용어로 불린다.

 

청탁은 즉시 효력을 발휘했다. 주심 최씨는 시합 도중 최군과 맞붙은 전모군에게 경고 8개를 남발해 반칙패를 당하도록 했다. 규정상 경고를 8번 이상 받으면 자동 반칙패로 끝난다. 3회전 3분씩의 경기에서 주심 최씨는 1회전에서 1, 3회전에서 6번의 경고를 전군에게 날렸다. 마지막 6번의 경고는 경기 종료 50초 전에 한꺼번에 이뤄졌다. 전군의 코치가 항의 깃발을 들었지만, 앞서 한 차례 항의 깃발을 들었던 터라 경고를 추가로 1번 더 받게 돼 8번의 경고를 채웠다.

 

주심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당시 5번째, 7번째 경고는 주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고 승부조작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씨는 승부조작 청탁을 받고 이를 지시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 조사결과 인천지역 학교를 다니던 전군은 주심 최씨의 편파판정을 못 견뎌 서울로 전학을 왔는데 최씨도 서울로 옮겨와 심판을 보면서 악연이 계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편파판정에 분노한 전군 아버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자체 진상조사에 들어간 서울시태권도협회는 지난해 6월 초 "주심의 경기운영 미숙은 인정되나 고의성은 없었다"며 종결 처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 다수가 '서울시태권도협회뿐만 아니라 지방태권도협회에도 학연과 지연을 통한 승부조작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오고간 정황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학연 등으로 엮인 이들이 식사 대접을 주고받으며 가깝게 지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승부조작과는 별도로 서울시태권도협회가 운영 과정에서 임원 40여명에게 협회비 11억여원을 부당지급한 사실을 확인해 전 회장 임모씨(61) 11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임 전 회장 등은 2009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내부규정을 어기고 협회 관련 활동을 하지 않은 임원들에게 허위 보고서로 활동비를 지급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협회 임원이 고교 태권도 코치 취업 대가로 500만원을 수수한 비리도 적발됐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우리나라 체육의 국기태권도 협회가 이모양이니 사회가 건전할 리가 있느냐? 서울시태권도협회의 이사건 관련자들에게 추상같은 공정한 법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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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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