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미국기자참수, 오바마 걍경모드

posted Sep 0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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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니파 미국기자참수, 오바마 걍경모드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 국가'(IS)가 두 번째 미국인 기자를 참수한 사실이 공식 확인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급속히 강경한 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 존 케리 국무장관,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그야말로 총출동해 IS를 끝까지 추적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메시지를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냈다. 나토(NAT0)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3(현지시간) "우리의 목표는 IS를 분해하고 파괴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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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부통령은 국내 연설을 통해 "IS를 지옥의 문까지 쫓아갈 것"이라며 "지옥이 IS가 머물러야 할 곳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직접 발표한 성명에서 "IS는 가면 뒤에 숨은 비겁자"라고 비난하고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리더라도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헤이글 국방장관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IS를 단순히 봉쇄하려는 게 아니라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외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지도부의 이 같은 강경발언은 이라크에 초점이 맞춰졌던 공습이 곧 IS의 본거지인 시리아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의회 내에서도 공화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시리아 공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과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캘리포니아)에 이어 민주당 빌 넬슨(플로리다) 상원의원이 공개적으로 시리아 공습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미온적 반응을 보이던 유럽 동맹국들도 두 번째 미국인 기자가 참수된 이후 기류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특히 영국은 IS가 두 미국인 기자에 이어 영국인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예고하자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행동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주재한 긴급 내각회의를 마친 뒤 "우리는 인질을 구출해내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다""공습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뜨뜻미지근하지만, 군사행동에 동참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날 논평에서 "정치적이고 인도주의적 대응이 중요하며 필요에 따라 군사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외교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과연 이라크에 이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결행할지는 속단하기 이르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네 요인은 이날 IS를 반드시 '파괴'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행동에 나서겠다는 대한 포괄적 전략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 같은 회의론이 대두하는 가장 큰 배경은 군사개입 자체에 미온적인 오바마 대통령의 스타일에 있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1년 전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아사드 정권을 상대로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선언해놓고는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좌고우면하다가 결국 의회로 결정을 넘겼다. 당시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햄릿형 지도자"라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이번에도 미국 국방부가 지난주 시리아 공습과 관련한 몇가지 옵션을 백악관에 건의했으나 정작 최종 결정권자인 오바마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이라크·아프간 전쟁 종료를 공약으로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의 '태생적 철학'이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특히 집권 중·후반기에 또다시 전쟁의 수렁에 빠져드는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은 아무리 '제한적 공습'에 그치더라도 이라크 내전 상황과는 전혀 다른 국면을 조성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공습은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 자치정부의 요청이 있었기에 명분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시리아 정부의 요청 없이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시리아 영토에 들어가 군사작전을 전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아사드 정권과 반군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간에 내전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군사작전을 펼 경우 양상이 매우 복잡하게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외교소식통은 "매우 장기적이고 지루한 전쟁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오바마 행정부는 IS의 뿌리를 뽑는 '파괴'를 목표로 잡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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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맑은샘 기자 kbc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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