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쌈지사운드페스티벌 제14탄 "맛있게 먹겠습니다"

posted Oct 1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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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닷컴/장혜순 기자]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의 저력


-들을 거리와 볼거리, 즐길 거리와 먹거리가 한데 어우러진 진정한 축제로 치뤄져
-들국화 등 오로지 한국 대중음악의 힘으로 만들어낸 감동의 순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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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4회를 맞이한 쌈지사운드페스티벌(이하 쌈싸페)이 10월 6일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에서 ‘맛있게 먹겠습니다’는 슬로건과 함께 화려하게 펼쳐졌다. 1만5천여명의 관객들이 페스티벌을 찾아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한 개성과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음은 물론, 쌈싸페만의 개성이 담긴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한 종합 문화 축제로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토종 페스티벌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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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중음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은 메인 스테이지의 공연은 과연 그 다양한 음악적 색깔과 수준 높은 연주력으로 높은 점수를 줄 만 했다. 가을날의 푸른 하늘과 파란 잔디, 선선한 바람과 환상적인 조화를 보여준 우쿨렐레 히어로즈의 목가적인 연주로 막을 연 쌈싸페는, 무키무키만만수의 원초적인 괴성으로 서서히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옐로우 몬스터즈와 김완선의 이색적인 조인트 무대를 지나고 난 후, 깜짝 게스트로 나선 이는 바로 이박사. 정말 쌈싸페다운, 그리고 오직 쌈싸페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말 그대로의 깜짝 게스트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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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숨은고수로 선정된 5팀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각기 개성적이고도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여 앞으로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특히 이씨이(ECE)는 근사한 음악과 어우러진 특유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숨은 고수로는 이례적으로 앵콜 사례를 받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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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DJ DOC는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재기 넘치는 입담과 신나는 음악으로 행사장을 휘어 잡았고, 공연 후반부 고고스타 ? 크래쉬 ? 럭스로 이어지는 강력한 밴드 3연타는 관객들이 후회없이 뛰어 놀 수 있는 광란의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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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메인 스테이지의 백미는 역시 들국화였다. 가을 밤에 핀 노년의, 하지만 아직 시들지 않은 정열의 꽃 들국화는 넓은 잔디밭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매 순간 울리고 웃겼다. 비록 같은 시각 한강 저 너머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는 보이지 않았지만, 쌈싸페 스테이지는 불꽃놀이 부럽지 않은 들국화의 불꽃 같은 음악과 감동으로 한없이 타올랐다. 아주 오랫동안 힘겨웠던 시간을 이겨낸 후 돌아와 ‘그것만이 내 세상’을 ‘그것만이 네 세상’이라고 바꿔 부르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전인권의 노래는 수많은 관중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공연 중간중간 펼쳐진 액션파워 스테이지도 기대 이상이었다는 평가다. 페스티벌 사상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음악 페스티벌 중에 토크를 진행한다는 것에 대한 관객의 반응이 어떨지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임영신 이매진피스 대표 등 연사들은 관객들과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작은 메시지들을 진솔하게 전달하여 폭넓은 공감대를 이끌어내 주었다. 즐거운 축제 가운데 음식 문화, 공정여행, 반려동물, 마을 만들기 등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에 대해 슬며시 말을 건네고 공감하고자 한 쌈싸페의 과감한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이렇듯 음악 페스티벌의 영역을 더욱 폭넓게 확장한 것으로 평가되는 액션파워 스테이지는 향후 더욱 발전된 형태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다만 이날 연사로 나설 예정이었던 가수 김장훈이 불가피한 개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게 된 점은 못내 아쉬운 부분이었다.

 

행사장 한쪽에 자리잡은 쌈싸페 초이스 부스들에서는 독특하고 개성 있는 브랜드들의 창조적인 작업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그라픽 플라스틱의 독특한 아이웨어는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스티키 몬스터즈 부스에서 진행된 타투 이벤트는 반대편 딸기 부스에서 진행된 똥 던지기 이벤트와 함께 이날 가장 많은 호응을 받았다. 푸드 존에서 제공된 색다른 친환경 메뉴들도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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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쌈싸페는 최근 한국에서 열리고 있는 수많은 페스티벌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개성으로, 종합적인 문화 축제로서의 독보적인 위상을 확인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특히 제작진이 며칠 밤을 새워가며 직접 한땀 한땀 이어 붙여 메인 스테이지를 수놓은 수천 개의 색색의 소쿠리들은 쌈싸페에서만 볼 수 있었던 기발하고 대담한 무대 디자인 가운데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다. 관객들은 그렇게 예쁘게 꾸며진 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 대한민국 대표 밴드들의 근사한 음악을 들으며 우리의 대중음악이 어디로부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으며, 오직 한국 대중음악의 힘으로 일구어낸 감동적인 순간을 만끽할 수 있었다.

 

음악뿐만 아니라, 즐길 것과 먹을 것도 개성적이었다. 행사장 곳곳에서 대기업의 홍보 부스에서 뿌려대는 판촉물에 현혹되는 대신,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작품들을 감상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으며, 젊은이들이 신명나게 장사하는 푸드존에서 친환경적인 음식들을 맛볼 수 있었다.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페스티벌답게, 무대에 선 많은 대한민국 간판 밴드들이 쌈싸페에서의 추억을 이야기하고 쌈싸페의 미래를 기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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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한국에 페스티벌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한 최근 몇 년간 숨고르기를 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던 쌈싸페는 이렇게 화려하게 다시 시작되었다. 해체한지 이십여 년 만에 재결성한 것이 무색하게도 다시 돌아오자마자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들국화의 음악처럼, 쌈싸페는 국내 최장수 음악 페스티벌로서의 저력과 새롭게 타오르는 열정을 다시 보여 주었다. 한국 페스티벌 문화를 지속적으로 개척해 온 선구자이자 늘 가장 먼저 새롭게 도전하는 도전자로서,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가진 따뜻하고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유일무이한 페스티벌로서, 벌써부터 내년 쌈싸페가 더욱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사진:들국화,스테이지,전인권,4.5.dj doc,YEK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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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해순 기자 esports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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