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오페라 '처용' 26년만에 다시 무대 오

posted May 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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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오페라 '처용' 26년만에 다시 무대 오른다

 

 
 

내달 8-9일 예술의전당 공연.."성장한 처용 만날 것"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서라벌 밝은 달 아래/ 밤 깊게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도다/ 둘은 내 것이지만/ 둘은 누구의 것인고/ 본래 내 것이다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

 

처용설화는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통일신라 말 49대 헌강왕(875-886)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동해용 아들 중 하나였던 처용이 아내를 범한 역신(疫神·전염병을 옮기는 신) 앞에서 자신이 지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 귀신을 물리쳤다는 내용이다. 화해와 관용의 정신을 대표하는 이야기로 알려졌다.

 

이 전통 설화가 1천 년이 넘는 세월을 건너 현대 오페라로 태어난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 달 8-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 '처용'을 선보이는 것. 1987년 초연 이후 2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게 됐다.

 

초연 당시 한국 전통과 서양음악 기법이 잘 어우러진 수작이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각각의 등장인물을 상징하는 음악적 주제가 반복되는 바그너의 유도동기(Leitmotiv) 기법으로 인물의 심리적 변화를 선명하게 표현해내 화제를 모았다.

 

작곡가 이영조는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을 위해 작품 대부분을 다시 매만졌다.

 

그는 22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6년 전 음악에서 많을 부분을 보완했다"며 "굉장히 성장한 처용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대는 오래전 신라이지만 소리는 현대적인 것이 특징"이라며 "처용을 현대 공간으로 불러 새로운 감각으로 음악과 무대, 의상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사치와 향락에 빠진 신라 말기의 시대상을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 투영시킨다. 처용은 타락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인간 세계로 내려온 하늘의 아들로 그려진다.

 

양정웅 연출은 "메시지가 현대적이기 때문에 무대나 의상 역시 전통에서 현대적인 모습을 최대한 살려냈다"고 말했다.

 

무대 전면에는 황금 칠을 한 감옥이 세워져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빈곤했던 신라 말을 나타낸다. 의상은 한복의 질감이나 문양에서 취해진 부분도 일부 있지만, 대체로 서양 드레스처럼 디자인했다.

 

드라마틱하고 풍부한 성량의 테너 신동원이 처용 역을 맡아 사유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연기한다. 소프라노 임세경은 나약한 인간을 대변하는 가실 역을, 바리톤 우주호는 갈등과 분쟁, 욕망을 상징하는 역신 역을 맡는다.

 

관람료는 1만-10만원이며 문의 ☎02-586-5284.

sj9974@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2 17: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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