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콘도 사고, 재산상속 꾀한듯"…조세피난 백태

posted May 22,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뷰어로 보기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뉴스타파,
뉴스타파, "한국인 245명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서울=연합뉴스)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22일 "전 경총 회장인 이수영 OCI 회장 부부를 포함해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 법인)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 부부 이외에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그리고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과 장남 조현강씨도 페이퍼컴퍼니 설립자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조세피난처 법인설립 대행사 '포트컬리스 트러스트 넷(PTN)' 의 확인자료. 2013.5.22 << 뉴스타파 제공 >> zjin@yna.co.kr

 

                                뉴스타파·ICIJ 22일 밝혀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2일 방송에서 제시한 재벌 총수 일가의 조세피난 의혹은 일반인의 상상 그 이상이다.

 

조세피난처에 서류만 존재하는 유령회사를 차려 수십억대의 호화 부동산을 거래하는가 하면 세금 없이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려는 듯한 시도 역시 포착됐다.

 

뉴스타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이수영 OCI[010060] 회장(전 경총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 관장 ▲ 조중건 전 대한항공[003490] 부회장의 부인 이영학씨 ▲ 조욱래 DSDL 회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막내 동생)과 장남 조현강씨가 페이퍼컴퍼니를 세웠다고 공개했다.

 

또 기자회견 직후 인터넷 사이트에 상세한 내용을 담은 취재 동영상을 공개했다.

 

◇ 이수영 OCI 회장과 부인 김경자 OCI 미술관 관장

뉴스타파에 따르면 이수영 회장 부부는 개인 이름으로 2008년4월 '리치몬드 포레스트 메니지먼트'란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2010년 초반까지 회사를 유지했다.

 

2007년 5월 10만원대 초반이던 OCI의 주가는 페이퍼컴퍼니 설립 시점인 2008년5월 44만원까지 치솟았다. 때마침 분 '녹색성장' 바람에 회사의 태양광·전지사업이 호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주가는 이후 65만원대까지 올랐다.

 

그러나 회사가 잘 나가던 2009년 10월 이수영 회장 일가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결국, 장남 이우현 OCI 부사장은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0억원이 선고받는다.

 

이 부사장이 부당이득을 챙긴 시점은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기 6개월 전인 2007년 10~11월이다. 부당이익이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방송에서 윤석환 OCI 총괄전무는 "(이 회장이) 그 당시 오랫동안 가깝게 지냈던 외국은행 프라이빗 뱅커가 영업 차원으로 도움을 요청했다"며 "그래서 커다랗게 고민하지 않고 국내 계좌를 열 듯 도와준단 생각으로 했다(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조중건 대한항공 전 부회장 부인 이영학씨

 

이영학씨는 홍콩 SC은행을 거쳐 2007년 6월 '카피올라니 홀딩스'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

 

 

관계서류 보이는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최승호 PD
관계서류 보이는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와 최승호 PD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2일 서울 언론회관에서 열린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공동취재 기자회견'에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왼쪽)와 최승호 PD가 관계서류를 들어보이고 있다. 독립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는 이 날 기자회견에서 이수영 전 경총회장 부부 등 한국인 245명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2013.5.22 jjaeck9@yna.co.kr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비슷한 시기에 조 회장 부부는 하와이 호놀룰루 '카피올라니'란 곳의 195만달러짜리 콘도 한채를 사들였다.

부부가 공동명의였던 이 콘도는 2011년 조 회장 단독 명의로 바뀌었다. 그리고 조 회장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추정되는 'C.K.조'란 신탁회사로 넘어갔다. 이는 '리빙 트러스트(생전신탁)'로 불리며, 상속·증여세를 줄이는 고전적인 방법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전례 역시 드러났다. 조중식 회장은 보유하던 또 다른 고급아파트인 하와이의 '로얄 아이올라니(Royal Iolani)' 역시 2000년 자신이 관리인인 'RIC3820'란 회사에 37만달러에 팔았다.

 

RIC3820이란 회사 명 역시 아파트 이름·호수를 조합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 회장은 이 아파트를 8년 뒤 71만달러에 외국인에게 처분하고 회사는 2011년 6월 폐쇄됐다. 이 회사의 자산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방송은 밝혔다.

 

◇ 조욱래 DSDL 회장·장남 조현강씨

 

2007년 12월 효성가의 막내 동생인 조욱래 회장은 DSDL(전 동성개발)의 지분 93%를 자신의 자녀 3명이 지분 100%를 가진 DSIV란 회사로 넘긴다. 증여세를 피하고자 자녀 개인이 아니라 법인에 물려준 것으로 보인다.

 

매출이 20억원에 불과한 DSIV가 매출이 10배에 달하는 DSDL을 자회사로 거두며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과세당국은 애초 법인세 120억원만을 물렸다가 나중에야 증여세 254억원을 거뒀다.

 

그런데 조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앞둔 2007년 3월 골드만삭스 싱가포르 지점 소개로 '퀵 프로그레스 인베스트먼트'란 페이퍼컴퍼니를 만든다.

 

이 회사엔 조 회장 스스로 이사로, 본인과 장남 조현강씨는 주주로 등기했다. 또 자신이 변고가 생기면 모든 권리는 장남으로 귀속되도록 했다.

 

뉴스타파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고 자녀를 주주로 등록한 것은 세금을 피하며 재산을 상속하는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bangh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2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