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만 좋은 '월드IT', 빛 바랜 '창조경제'>

posted May 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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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IT 쇼'가 많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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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축제에 인터넷 연결 안 돼…영어 홈페이지선 로그인 불가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국내 최대의 정보통신기술(ICT) 축제'를 내세우며 열린 '월드IT쇼'가 부족한 지원과 운영 미숙으로 빛이 바래고 있다.

 

월드IT쇼는 지난해까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등이 공동주최하는 행사였으나 올해는 '창조경제'를 강화하고자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사실상 미래부가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러나 전시회에 참가한 중소기업과 외국계 기업들은 주최 측의 부족한 지원과 운영 미숙 탓에 다소 불편을 겪었다고 22일 털어놨다.

 

무선랜 전파 간섭으로 시연 어려워

 

참가 기업들은 무엇보다 'ICT 행사'를 내세운 월드IT쇼에 기본적으로 공용 와이파이(Wi-Fi, 무선랜)가 없다는 점이 불편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기업도 아닌 IT 기업들이 신제품·신기술을 내놓는 만큼 원활한 인터넷 연결은 필수적이다. 또 행사장에 참석한 국내외 바이어들도 본사와 연락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다.

 

그러나 행사장에는 코엑스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코엑스 프리 와이파이' 외에는 사용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이 없었다. 문제는 코엑스 프리 와이파이가 용량이 작은 텍스트나 이미지 정도만 전송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린데다가 그나마 과부하가 걸려 연결이 자주 끊어졌다는 점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IT 쇼'에서 관람객들이 스마트 안내 로봇 퓨로를 조작해 보고 있다.(자료사진)
 
이 때문에 추가 비용을 내고 인터넷 사용권을 구입하는 기업들도 많았지만 이 경우에도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한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는 "무료 무선랜으로는 도저히 서비스를 시연할 수가 없어서 유료 인터넷 이용권을 구입했는데도 인터넷 연결이 안됐다"며 "아마 전파 간섭이 원인인 것 같은데, 이 때문에 참관객과 고객에게 시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월드IT쇼 사무국 관계자는 "IT 기업들이 대거 참여하다보니 기존의 인터넷 회선으로는 부족해 현재 코엑스 측과 협의해 증설 중"이라며 "작업을 빨리 마쳐 참가 기업들이나 참관객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도 같은 장소에서 이 행사가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주최 측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월드'란 말 무색…영문 홈페이지선 로그인도 못해

 

올해 월드IT쇼는 20개국 442개사가 참여한 국제 규모로 치러졌다. 그러나 '월드'라는 말이 무색하게 해외 기업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기업들은 특성상 보도자료를 하나 보내더라도 본사와 연계해 마케팅과 홍보 활동을 벌여야 하는데 영어 홈페이지에서는 이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한국어 홈페이지에는 있는 '로그인' 버튼이 영어 홈페이지에는 아예 빠져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 IT 쇼'에서 관람객들이 기기를 조작해 보고 있다.(자료사진)
 
결국 한국어를 할 줄 알아야 전시회 홈페이지를 통해 보도자료를 보내거나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전시에 참가한 외국계 기업 관계자는 "영문 홈페이지는 구색 맞추기 용으로만 만든 것 같다"며 "결국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다 해야 한다"고 불만을 전했다.

 

◇주먹구구식 부스 배치…'시큐리티'는 경비? 보안?

 

주먹구구식 부스 배치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시장은 크게 A∼C홀로 이뤄졌는데 이번 전시가 절실한 중소기업들은 대개 A홀과 B홀에 배치됐다.

 

문제는 비슷한 업종의 회사끼리 모아 놓아야 해외 구매자 응대나 참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부스 배치 작업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주최측은 전시장을 ▲ IT컨버전스 ▲ 소프트웨어 ▲ 시큐리티 등으로 구분했지만, 실제 행사장을 돌아보면 실제 부스 배치는 이런 구분을 크게 의식하지 않은 듯 소프트웨어 기업과 하드웨어 기업이 뒤섞여 있었다.

 

특히 '시큐리티'라고 이름 붙인 곳에서는 '인터넷 보안' 업체와 폐쇄회로(CC)TV 등 '경비' 장비 업체가 뒤섞여 있기도 했다.

 

한 보안 기업 관계자는 "IT에서 '시큐리티'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보안'을 떠올리게 되지 않겠느냐"며 "일부 구매자가 보안 기업들을 보러 왔다가 CCTV 업체들만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comma@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2 06:1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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