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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고향 해주서도 '전국!' 외치는 게 목표"

posted May 1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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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진행.."오디션 프로그램은 '전국노래자랑'이 원조"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우리나라에 군(郡)이 200여 개야. 일주일에 한 번씩 하니까 군 단위로 치면 어림잡아도 전국을 10바퀴가량 돈 셈이지."

 

매주 일요일 12시10분 전국의 시청자들은 이 사람의 한 마디를 듣고자 TV 앞으로 모여든다. 구성진 '전국~' 한 마디에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이 사람은 바로 원로 방송인 송해(86).

 

지난 1984년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닌 지도 어느덧 30년째를 맞았다.

 

최근 양천구 신정동 '전국노래자랑' 양천구 편 녹화장에서 그를 만났다.

 

"요새 '슈퍼스타 K' 같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졌잖아? 그것도 이게 원조지. 음악과 노래가 있고, 볼거리가 많으니 얼마나 재미있게 준비해오는지 몰라. 우리나라에서 '놀자판' 벌리는 건 내가 최고야. (웃음)"

 

'전국노래자랑' 예선 현장에서 만난 송해는 빼곡히 적힌 MC 대본을 외우는데 여념이 없었다.

 

"우리 민족이 신바람이 있다고 하지 않느냐. 요새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전부 가수 수준"이라며 "한류 붐이라는 것도 다 이런 데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는 30년 세월에서 묻어나온 열정과 자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바닷가 항구 도시는 특히나 화끈해. 부산이나 인천 같은 데에서는 3천 명도 몰려들고는 했지. 강원도 쪽도 바닷가 사람들이 아주 활발해. 요즘은 전부 평준화가 됐어. 실력이 다 비등비등하거든."

 

단일 TV 프로그램 MC 자리를 30년 동안 지킨 사례는 그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시간을 거슬러 '전국노래자랑'에 그가 서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TBC(동양방송)에서 '가로수를 누비며'라는 라디오 교통 프로그램을 오래 했어. 그런데 그걸 진행하다가 대학교 2학년인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지. 그러다 보니 도저히 '안전운전 합시다'라는 말이 나오질 않아. 그러다 배우 안성기의 형 안인기 씨가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다가 내게 MC 자리를 제안했지."

 

아들을 떠나보낸 슬픔을 잠시 잊고자 시작한 '전국노래자랑'이 어느덧 30년이 됐다는 이야기다.

 

"초창기 필름을 보면 대개 여자 출연자가 많은데, 10명 가운데 6-7명은 한복을 입고 파마를 했어. 옛날식 지진 머리가 지금 보면 우습지."

 

송해는 "처음에는 장소가 '거기가 거기'일까 봐 걱정했는데, 지방자치제를 시행하고 행정구역도 쪼개지면서 갈 곳이 점차 늘어났다"며 "지방의 각종 문화행사에서 사람을 모으기에는 '전국노래자랑'이 최고였기 때문"이라고 그동안의 변화를 소개했다.

 

'전국노래자랑'은 그간 지역과 지역, 며느리와 시어머니 등 사람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최근에는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주 여성들의 출연이 부쩍 늘었다.

 

"요즘은 다문화 가정이 많잖아. 가는 곳마다 외국 출신 출연자가 2-3명은 꼭 나와. 특히 필리핀 출신 친구들이 음악성이 좋더라고. 비행기 타고 미국, 중국, 파라과이까지 다녀오기도 했지. 세계화가 된 거야. (웃음)"

 

그는 "노래 장르가 과거 트로트에서 블루스, 탱고를 지나 댄스곡까지 자꾸 달라지더라"며 "요새는 소개하자마자 몸을 흔들면서 나온다. 동적으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그가 만난 출연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을 터다. 박상철, 장미화, 장윤정 등 '전국노래자랑' 출신 가수도 여럿이다.

 

'인상 깊었던 출연자'를 묻자 3곡을 연달아 열창하고 박수갈채를 받은 시각장애인, 젊은 시절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의족을 착용하고 춤을 펼친 여성, 시어머니는 춤을 추고 며느리가 노래하던 고부 등 전국을 아우른 이야기보따리가 '술술' 나왔다.

 

"우리나라는 고부 갈등이 특히 심하잖아. 당시만 해도 며느리가 노래하고 시어머니가 옆에서 춤추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어. 그 며느리는 '친정이 여유가 없어 시어머니를 제대로 대접도 못 해 드리고, 음식 솜씨도 없어서 내가 노래로 즐겁게 해 드리려 나왔다'고 하더라고. 그 방송 후에 여기저기서 전화도 오고 항의도 왔지."

 

송해는 지금은 갈 수 없는 황해도 해주 출신이다. 그러기에 남북관계에 대해서만은 유독 예민할 수밖에 없다.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개성공단이 위기를 맞자 이달 예정됐던 공연 '송해 빅쇼'를 취소한 것도 그 때문이다.

 

"옛날에 '전국노래자랑'을 개성공단과 고향 해주를 포함해 신의주, 원산 등 6군데서 하기로 약속을 했어. 그런데 다 물거품이 된 거지. 그것에 충격을 받았어."

그는 "당분간 공연 재개는 어려울 것"이라며 "관객도 생활이 편하고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공연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고서 말끝을 흐렸다.

 

1927년생인 그는 일제 강점기, 분단, 한국전쟁 등 굴곡진 우리나라 현대사를 몸소 체험한 세대다. "일제 강점기에 숟가락 하나까지 빼앗기고 공부도 제대로 못 한 우리 세대처럼 불행한 사람들이 없다"며 "시대 변화가 너무 빨라 3년 계획도 세워본 기억이 없다"는 그의 말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송해는 최근 바쁜 일정을 쪼개 전북 임실에서 KBS 2TV 단막극 '사춘기 메들리' 카메오 출연을 했다. 극 중 그의 역할도 '전국노래자랑' MC. 그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인듯싶다.

 

또 다음 달 청소년 장학금과 50-60대 일자리 마련을 위한 재단 설립을 앞두고 있다. 한 제약회사의 광고 모델로 나서면서 받은 수익을 출연할 예정이다. 그는 "재단 이름이나 구체적인 설립 일정은 회사 측과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어쨌든 내 고향 해주에 가서 '전국!~'을 외쳐야 해. 말 그대로 거기서 야단법석을 한번 떨어봐야지."

 

tsl@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9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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