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야구> 또 적시타…스스로 돕는 류현진

posted May 1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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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터너 필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방문경기 4회에서 적시타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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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괴물 투수' 류현진(26·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또 매서운 방망이 솜씨를 뽐내며 타석에서도 자신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터너 필드에서 벌어진 미국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을 2실점으로 막는 한편 타자로서는 2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류현진의 안타는 1-2로 뒤지던 4회 나온 동점타였다.

 

볼넷과 상대 실책으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타석에 선 류현진은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두 차례 파울로 끊고 세 개의 볼을 골라내며 상대 선발투수 폴 마홈과 신경전을 벌였다.

 

6구째 시속 142㎞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류현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방망이를 휘둘러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2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자신의 시즌 타점은 2개로 늘렸다.

 

류현진에게 적시타를 내주고 흔들린 마홈은 다음 타자인 칼 크로퍼드에게도 적시타를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비록 경기는 6회 저스틴 업튼의 역전 만루포로 전세를 뒤집은 브레이브스의 승리로 끝났지만, 류현진은 배팅 실력으로 다저스의 리드를 잡아 놓고 마운드를 내려간 덕에 패전의 멍에를 쓰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현지 중계진까지 '7년간 배팅을 하지 않은 타자라고는 믿기지 않는다'고 격찬한 류현진의 맹타는 이날 하루만의 일이 아니다.

 

빅리그 데뷔 3번째 경기인 지난달 14일 애리조나전에서 무려 3개의 안타를 때리며 승리를 이끄는 '첨병 노릇'을 했고, 이달 1일 콜로라도전에서는 첫 타점을 기록했다.

 

12일 마이애미전에서 첫 볼넷을 얻고 희생번트도 성공하는 등 류현진의 타격은 날이 갈수록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적시타로 두 번째 타점을 올리면서 류현진의 시즌 타율은 0.294(17타수 5안타)로 올랐다.

 

타석 수가 적긴 하지만 득점권 타율이 0.500(4타수 2안타)에 이르는 높은 '클러치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다.

 

야구 센스가 뛰어난 대부분의 에이스 투수들처럼 류현진도 동산고 시절 4번 타자로 활약하며 3학년 때 청룡기 본선에서 타율 0.389를 찍는 등 타격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프로 입단 후 타격 감각을 '봉인'해 두었던 그는 지명 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에 진출해서는 다시 그때 그 실력을 꺼내 보이고 있다.

 

시즌 초에는 방망이를 든 자세가 그저 어색해 보이기만 했으나 이제는 제법 타자로서 안정된 자세도 보여주고 있다.

 

다른 타자들처럼 폭발력을 키우려 힘을 강하게 주지 않는 대신에 물 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으로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낸다.

 

특히 상대의 빠른 공에도 주눅이 들지 않고 배트를 최대한 뒤로 끌어당겼다가 몸통에서 멀어지지 않은 자세로 휘두르는 덕에 공의 궤적을 끝까지 보고 맞힐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쉽게 아웃카운트 하나를 빼앗을 기회에서 투수에게 한 방을 얻어맞게 되면 상대 투수는 1안타 이상의 타격을 입게 된다. 더구나 1번에서 시작하는 상위 타선이 이어지기 때문에 득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류현진이 여느 야수들 못지않은 다저스의 9번 타자로 활약을 거듭할수록 자신의 승수도 늘어날 확률이 높다.

 

sncwook@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18 11:36 송고